인삼은 학명이 만병통치약을 의미하는 Panax로 시작하는데서 알 수 있듯이 우수한 약리작용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고려인삼이 세계최고라는 것은 자타가 인정하는 상식에 속하는 사실이다.
현재 공식적으로 식의약처에서 인정하는 피로회복, 면역증강, 혈행개선, 뇌기능활성, 항산화 등 5가지 효능 외에도 당뇨병과 암 예방치료, 에이즈바이러스 억제, 발기부전 및 탈모 개선, 체지방감소(다이어트) 등 다양한 약리작용이 국내외의 발달된 과학기술로 계속 밝혀지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1인당 인삼 연간소비량은 2000년 260g에서 2012년 460g으로 77% 증가되었고, 수출량도 같은 기간 7천900만 달러에서 1만5천100만 달러로 큰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런 소비증가세에도 불구하고 정작 인삼생산 농업인들은 어려움이 많았는지 인삼 재배면적이 2009년 1만9천702ha를 정점으로 매년 감소해 작년에는 1만6천174ha로 18%나 줄었다. 이는 인건비, 자재비 등의 상승에 의해 ’06년 이후 소득이 감소돼 2011년의 ha당 인삼소득이 1천942만원으로 2006년 대비 20%나 적어지는 등 소득감소가 가장 큰 이유로 보인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연작장해 해소기술 등의 연구개발과 정책적 지원 등 다양한 노력이 필요하겠으나, 당장 실천이 가능한 것은 대부분의 인삼농가가 그동안 이런저런 특성이 섞여있는 잡다한 종자를 재배해 온 관행부터 바꿔보기를 제안한다.
잘 아시다시피 벼를 비롯한 대부분의 작물은 재배특성과 품질이 균일한 단일 품종을 재배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지만, 유독 인삼은 혼계종 또는 자경종이라고 불리우는 잡다한 종자를 관행적으로 재배하고 있다.
이럴 경우 한 밭에서도 생육특성과 비료흡수능력, 병해충 저항성 등이 서로 다른 개체들이 마구 섞여있어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최적의 재배관리가 어렵고, 생산물의 품질도 뒤죽박죽이 되어 수익성을 높이는데 장애요인이 될 것이다. 결국 앞으로의 인삼산업 발전에도 계속 큰 걸림돌로 남을 것이다.
또한 단일 품종 재배이유는 우리나라 인삼 관세율이 수삼ㆍ백삼은 222.8%, 홍삼류는 754.3%로 높게 설정돼 수입이 미미한 상태지만, 한ㆍ중 FTA 등 자유교역이 확대돼 관세가 철폐되면 값싼 외국 인삼과 경쟁을 할 수 밖에 없겠다.
이 때 우리가 우수한 국내 인삼품종을 고순도로 재배하고 있다면, 일단 품질 차별화에 의한 경쟁력을 갖출 수 있고, 설령 외국에서 우수한 우리 품종을 재배해 들여오더라도 우리 종자 사용에 따른 로열티 부과 등으로 수입장벽 만들기도 가능할 것이다. 분자생물학적 기법을 이용하면 엑스나 분말 등으로 가공해도 품종 구분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결국 단일 품종 재배는 생산성과 품질 향상은 물론 시장개방의 충격을 완화할 수 있는 안전판도 되는 다목적 실천항목이 되겠다.
이를 위해 경기도농업기술원에서는 지난 2008년부터 작년까지 고순도 인삼종자 1천610kg을 농가에 보급해오고 있지만, 우리 인삼산업의 밝은 앞날을 위해 단일품종 재배에 대한 경기인삼 농업인들의 많은 관심과 실천이 있기를 기대해본다.
강창성 경기도농업기술원 소득자원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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