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DMZ평화공원화를 위한 ‘파주엑스포’ 유치

박근혜 대통령은 미국 의회 연설에 이어 지난 7월 29일 6·25전쟁 정전 60주년 기념식에서 비무장지대(DMZ) 세계평화공원 조성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분단의 상징이자 마지막 냉전지대로 남아있는 DMZ를 평화공원화 한다면 남북한은 박 대통령이 추진 중인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 위에서 공동번영의 길로 나아감은 물론 평화통일의 초석을 놓을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박 대통령의 평화공원화는 북한의 대응과 미국, 유엔의 협조 등 다양한 변수가 있어 인내와 시간을 필요로 한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보다 유연하고 실현가능한 접근법이 절실하다. DMZ의 평화공원화는 현실적인 접근방법과 장기적인 접근법이 동원돼야 한다.

즉, 한쪽에서 공원화를 추진하되 다른 한쪽에선 접경지역인 파주에 ‘평화와 환경’이라는 주제로 ‘2025년 파주엑스포’를 유치하는 것은 상당한 의미가 있을 것이다. 현재 2020년 엑스포는 두바이, 태국, 러시아 그리고 브라질 등이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이며 매 5년마다 등록박람회가 개최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선 1993년 대전엑스포와 2012년 여수엑스포 등 두 차례의 세계박람회기구(BIE)의 인정세계박람회가 열렸다. 또 엑스포냐는 의견이 나올 수 있으나 세계평화를 주제로 하는 등록박람회를 연다면 파주의 여러 가지 여건 상 성공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파주가 대전과 여수보다 더 최적지라는 점은 다양한 조건을 보면 드러난다. 엑스포무대를 조성하기 위해선 우선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넓은 토지가 있어야 한다. 또 잘 갖추어진 교통망과 숙박시설이 있어야 하고 관람객 유치가 용이한 대규모 인구 밀집지역이 인근에 있어야 한다. 무엇보다도 행사 이후 시설물 활용 가능성도 중요하다.

확신컨대 파주만큼 이들 조건에 잘 맞는 도시는 우리나라에 없다. 토지면에서 필자는 임진강 넘어 도라산을 중심지로 하는 지역을 꼽고 싶다. 군사 안보만을 중시하는 입장에서 본다면 말도 안 되는 소리일 수 있다. 하지만 발상을 전환해 전 세계 국가가 파주평화엑스포에 참가한다면 그보다 튼튼한 안보는 없을 것이다.

교통과 숙박시설 면에서 파주는 최상의 장소다. 한 시간 이내의 거리에 서울 수도권이라는 거대도시가 있다. 잘 갖추어진 교통 인프라와 인천공항, 김포공항은 외국 관람객들을 실어 나르는 데 부족함이 없다.

관람객 동원 면에서도 압도적이다. 1시간30분 거리에 2500만의 수도권 인구가 살고 있다. 남북협력 시대가 열린다면 북한주민들도 파주엑스포를 관람할 수 있을 것이다. 남북 국민 대통합의 길이 여기에 있는 셈이다.

엑스포 시설의 사후활용 측면에서도 파주는 탁월하다. 파주는 한반도의 배꼽에 해당하는 곳으로 통일 대한민국의 행정수도 최적지다. 서울보다 더 넓은 파주와 개성을 잇는 평야는 통일만 된다면 행정수도로 적격이다.

혹자는 대전과 여수엑스포를 열었는데 또 무슨 엑스포냐고 반대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일본의 경우 1970년 오사카엑스포를 시작으로 38년 동안에 4회의 세계박람회를 개최했고, 중국도 2010년 사상 최대 규모의 상해엑스포를 개최함으로써 북경올림픽에 이어 중국의 국격을 몇 단계 높이는 전기를 마련한 바 있다.

파주엑스포 유치는 박 대통령의 DMZ 평화공원화와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가장 현실적으로 뒷받침하는 전략이라는 점에서 적극 추진할 필요가 있다는 게 필자의 주장이다.

조병국 파주평화포럼 상임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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