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현대인들을 위한 힐링, 카페에서 농촌으로!

현대는 커피 전성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도심 거리에는 커피전문점들이 넘쳐난다. 커피전문점을 찾는 소비자들의 수요가 늘어나면서 카페들이 모여 상권을 이루는 카페거리도 생겨났다. 커피 대중화의 비결은 무엇일까? 커피의 부드러운 맛과 향 그리고 편안함을 제공하는 분위기 때문이다.

메뉴도 커피뿐만이 아니라 수제 초콜릿, 케이크, 와플, 아이스크림 등 다양하다. 편안한 분위기에서 얘기를 나눌 수 있도록 책과 음악을 통해 정서적 안정감도 제공한다. 소비자의 니즈에 적극 부응한 것이 성공 비결인 것이다.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대화를 나누며 즐기는 커피 한잔은 도심 속 현대인들에게 안식처 역할을 해 주고 있다.

하지만 현대인들을 위한 진정한 안식처는 농촌이 아닐까? 농촌은 아름다운 자연경관, 특산물, 전통음식 등 ‘그린투어리즘’을 즐길 수 있는 최고의 장소다. 나무에서 나오는 피톤치드는 머리를 맑게 해 준다. 넓은 바다를 보면 답답하던 가슴도 시원해지는 기분이 든다. 또한 시골밥상은 몸도 마음도 든든하게 해 준다. 현대인들이 지친 몸과 마음을 충전할 수 있도록 안식처 역할을 해 주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과거에는 농업이 단순히 식량중심이었다면 현대에는 전통문화와 자연경관을 활용한 관광산업으로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다. 단순히 1차 산업 중심이었던 농촌이 도시와 폭넓은 교류를 시작한 것이다.

그래서 농촌은 지역 고유의 자원들을 적극 활용할 필요성이 있다.

경쟁력 있게 ‘스토리텔링’해야 한다. 문화산업의 특성에 맞게 필요한 이야기를 만들어야 한다. 지역의 특산물을 알리는 축제를 활성화하되 지역 농산물을 단순히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여기에 관광서비스를 결합해 부가가치를 높여야 한다. 농촌 지역의 역사, 문화 콘텐츠 개발은 기본이다. 농민들이 직접 나서야 한다. 스스로 스토리텔러가 되어 농촌을 경쟁력 있게 만들어야 한다.

슬로푸드, 약선 음식 등을 먹으며 심신의 안정을 찾는 테마 프로그램도 좋을 것이다. 요즘은 캠핑이 다시 인기를 끌고 있다. 산과 바다를 배경으로 캠핑을 즐길 수 있도록 부대시설을 조성하고 농산물 수확체험, 전통음식 만들기 등과 같은 프로그램을 연계하여 체험해 볼 수 있도록 만드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 외에도 사진촬영 명소, 전통한옥마을, 녹색체험마을 등 다양한 테마를 주제로 농촌 관광을 다변화시켜 농촌여행을 대중화 시키는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다.

농촌의 푸근한 인심도 경쟁력이다. 각박한 도시생활에 지친 도시민들은 농촌의 여유로운 인심에서 위안을 찾을 수 있다. 이렇게 도시민들과 농촌의 정서적 교류는 커피 전문점의 쿠폰, 마일리지 보다 훨씬 질 높은 문화 콘텐츠가 될 수 있다.

아이들의 현장학습 교육에도 농촌만큼 좋은 곳이 없다. 주입식 위주의 교육은 아이들에게 다양한 분야의 학습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하지만 농촌에서 이뤄지는 자연학습과 전통문화 체험은 교과서에서 배우기 힘든 것들을 배울 수 있도록 해 준다. 마음껏 뛰어 놀 수 있는 농촌은 아이들의 정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농촌이 학생들에게 ‘교육의 장’ 역할도 해 주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농촌 콘텐츠가 커피문화보다 훨씬 풍부하다. 농촌만의 특성을 살려 도시 사람들의 취향과 트렌드를 반영하자. 이것을 제대로 활용한다면 농촌문화도 대중화 시킬 수 있다. 전 세계가 디지털화하는 시대에 아날로그적 농촌의 감성은 역설적으로 강력한 힘을 발휘할 것이다.

이제는 커피 한잔의 여유도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보며 즐겨 보는 것이 어떨까? 농촌이 제공하는 아름다운 경관이야말로 현대인들이 진정 원하는 카페가 되어 줄 것이다. 올 여름 소중한 가족, 친구들과 농촌으로 한번 떠나보자.

 

이명철 농촌진흥청 농업유전자원센터 연구관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