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와 같이 해야 맞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기획자는 계약서를 들어 계약서대로 했다고 말한다. 계약서를 봤지만 어디에도 원작을 달지 말라는 말은 없다. 공동제공으로 해달라는 요구만을 한 것이다. 그건 원작표시와는 별개의 문제이지 원작표시를 하지 말라는 의미는 아니다. 특별히 하지 말라는 말이 없는 한 타이틀에 원작을 표시하는 건 관객에 대한 예의인 것이다. 요구대로 공동제공을 표기하고도 원작표시는 별도로 했어야 한다. 왜 그런가? 원작표기는 공동협약과는 상관없이 관객에 대한 예의표시이기 때문이다.
한국영화제작진이 열심히 노력하는 건 확실히 안다. 하지만 이런 부분을 보면 2% 부족한 점이 나타난다. 관객에 대한 문화적 의식결여이다. 관객들은 그 영화가 어떤 원작을 리메이크 했는지 알고 싶어하고 영화제작진은 당연히 관객에게 알려줘야 한다.
언론 인터뷰를 통해 알렸다고 말하기도 하지만 그것은 부족하다. 영화의 오프닝 타이틀에 넣는 것이 정상적인 관례이지 언론 인터뷰는 간접적인 방식이다. 특별히 숨기고자 한 의도가 있다고 보지는 않는다. 언론에라도 알렸으니까. 하지만 더 명확히 밝히는 것이 미래의 한국영화가 관객들로부터 환영받을수 있는 근거가 될 것이다.
유독 영화의 리메이크 원작 밝히는 것만 인색한 것이 특색이다. 원작소설이나 만화를 영화화하는 경우는 거의 그런 일이 없다. 일본소설원작인 ‘용의자 X’나 만화를 원작으로 한 ‘은밀하게 위대하게’ 등은 정확히 원작을 밝히고 있다.
단지 지나간 영화를 리메이크하는 데에 있어서 최근 들어 두편의 경우 다 외국 영화 원작을 밝히지 않은 것이다. 이 문제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영화가 아닌 원작의 경우 밝히지 않으면 문제가 심각한데 영화의 경우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원인은 알수 없지만 결과적으로는 그런 식으로 나타났다.
제안컨대 영화가 되었든 문학이 되었든 원작을 밝히는 문제는 오로지 관객입장에서 생각해야 한다. 관객이 알고자하는 것에 충실히 서비스하는 정신 그게 관객을 위하는 문화의식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영화가 이런 점에 있어서 분명해진다면 국제적인 문화의식을 겸비한 최고의 영화선진국이 될 날도 멀지 않았을 것이다.
요즘 들어 리메이크나 짜깁기 영화들이 성행하고 있다. 리메이크는 괜찮지만 짜깁기는 조심해야 한다. 표절의혹의 대상이 될수 있다. 그러나 잘만하면 좋은 기획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나온 짜깁기 영화들에서 그리 큰 문제는 없었다고 본다.
하지만 이런 유행이 미래에 형편없는 영화를 나오게 할수도 있다. 그러니 조심해야 한다. 문제는 관객이다. 관객은 표절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건 관객을 기만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분명하게 제작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그게 현단계 한국영화를 한걸음 더 업그레이드 시키는 방책이란 생각이다.
정재형 동국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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