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도 짜증나는데 징그러운 불청객까지…

용인지역 ‘작은뿌리파리떼 공습’ 몸살
크기 작아 방충망 ‘무용지물’… 하루에 수십건씩 ‘방역 SOS’ 민원

장마철 습한 날씨를 타고 정체 불명의 날벌레 수천마리가 용인시내 주택가와 공장지대 등지에서 기승을 부려 주민들이 몸살을 앓고 있다.

23일 오전, 용인시 처인구 양지면의 한 반찬공장.

사무실로 들어서는 현관부터 하얀 벽을 검정색 날벌레들이 가득 메우고 있었다.

검정날개버섯파리(작은뿌리파리)로 알려진 이 벌레는 크기가 작아 창문의 방충망도 무용지물이었다. 이 공장 직원 L씨(42)는 “옥상에 널어놓은 위생복 빨래에 날벌레가 온통 달라붙어 빨래를 다시 해야하는 일이 한 두번이 아니다”며 혀를 내둘렀다.

공장 인근의 한 컨테이너 임대업체의 경우 외부에 잠깐만 서 있어도 온몸에 날벌레가 달라붙었으며, 야적장 뿐 아니라 사무실에도 날벌레 수백마리가 들어오는 통에 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창문은 커녕 출입문도 열수 없는 상황이다.

이같은 현상은 주택가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기흥구 상하동 빌라에는 차량 뿐 아니라 계단 등에도 작은뿌리파리가 우글대고 있으며 처인구 삼가동 J아파트, 영덕동 H아파트 등지에서도 날벌레가 들끓어 보건당국에는 방역을 요청하는 민원이 하루에도 수십통씩 쇄도하고 있다.

처인구보건소에 따르면 작은뿌리파리는 육모장이나 나뭇잎이 썩은 곳 등에 번식하는 농업해충으로, 수풀이 우거진 산지나 임야 등에 몰려 살다가 최근 비가 오다 그치기를 반복해 습한 환경이 조성되면서 주택가나 공장지대 등으로 내려와 창궐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처인구보건소 관계자는 “지난주 초부터 작은뿌리파리로 피해를 보고 있다는 민원이 하루에 40~50건씩 폭주해 매일 시간대를 정해 각 지역별로 구획을 나눠 방역을 실시하고 있다”면서 “민간 위탁업체와 자체 방역팀을 구성해 지역별로 방역을 실시하고 있지만 최근 지속된 장마로 방역작업이 지연되고 있다”고 말했다.

용인=강한수박성훈기자 pshoon@kyeonggi.com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