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단상] 걸어서 10분이면 만나는 부천 도서관

우리나라 국민의 독서율은 매년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이다. 2010년 문화체육관광부의 ‘국민독서실태조사’에 따르면 연평균 독서율이 2009년 보다 6.3% 감소한 65.4%로 나타난다. 당시 책을 한 권도 읽지 않는 비독서 인구는 성인 10명 중 2.8명에서 3.5명으로 늘었다.

유럽 선진국의 평균 독서율 82%에 비하면 매우 낮은 수치이다. 일과 공부 등 바쁜 일상과 무관하지는 않겠지만 인근 지역에 공공도서관이 있을 경우 독서율은 약 5% 정도 상승한다고 한다.

움베르토 에코의 소설 ‘장미의 이름’에는 중세 시대의 수도원을 배경으로 아리스토텔레스의 희극이 읽혀지는 것을 막고 은폐하기 위해 이 책을 읽는 수도사가 독살당하는 장면이 나온다.

도서관이 많은 도시 부천

역사적으로 보면 동서양 모두 책으로 통용되는 지식에 대한 일반인의 접근은 지극히 제한되었다. 이는 인권 불평등의 역사와도 일맥상통한다. 자유와 평등, 인권 존중의 근대 민주주의가 꽃을 피우는 데는 지식 접근에 대한 공평성이 큰 공헌을 했다. 이 과정에서 공공도서관은 지식의 대중화와 정보격차 해소에 중심적 기둥 역할을 한다.

부천은 도서관이 많은 도시로 유명하다. 시립도서관, 작은도서관, 학교도서관, 이동도서관 등 2백여 개가 넘는다. 비록 도서관의 종류는 다르지만 이들 도서관이 유기적으로 운영된다.

부천의 공공도서관 수는 인구 8만 명 당 1곳으로 전국 평균인 6만 명 당 1곳에는 미치지 못한다. 그러나 인구 밀도가 서울에 이어 전국 2위인 부천의 특수성을 감안하면 적은 수치는 아니다.

또한 부천시 오정구 원종동 오정구청 건너편 오정도서관을 비롯한 송내도서관, 범박도서관 등 거점형 공공도서관을 2019년까지 꾸준히 확충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시민의 여가생활 충족을 통한 편안한 쉼터와 다양한 도서를 제공해 부천시를 지탱하는 중요한 경쟁력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지난 5월에는 신구도심 균형발전 사업의 일환으로 생활밀착형 소규모 공간을 활용한 홀씨도서관 5곳을 열었다. 부천시 원미구 역곡1동 역곡북부시장 고객지원센터 홀씨도서관의 한 이용자는 “아기가 어려서 멀리 있는 도서관까지 가기 어려웠다. 전통시장 안에 도서관이 생겨서 아기랑 같이 편하게 책 읽을 수 있다”고 말한다.

이런 이용자처럼 도서관을 좀 더 가까운 곳에서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생활밀착형 작은도서관 조성도 절실하다. 부천 시민의 절반 정도가 서울과 인천으로 출퇴근한다. 이런 ‘시민의 동선’을 고려한 도서관 배치도 성공적이다. 부천시 원미구 상동역 지하에 있는 칙칙폭폭도서관과 부천시 소사구 역곡역사 2층에 위치한 스마트도서관은 바쁜 일상 속 시민들의 출퇴근길의 친구가 되었다.

실제로 자판기 크기의 역곡역 스마트도서관의 1일 평균 대출은 20권, 반납은 19권이었다. 대출권수는 4월에 505권이었는데, 5월에는 200권이 늘어 705권이었다. 꾸준하게 늘어가는 추세다.

또한 올해 새로 문을 여는 부천시 원미구 중동 중앙공원 숲속도서관은 책 한권과 함께하는 여유로운 공원 산책의 기회를 줄 것이다.

여기에 부천시 만의 장점인 책배달서비스 체계인인 상호대차서비스를 연계하여 부천시 전역에 순회 차량을 이용한 책 배달 서비스 권역으로 포함한다면 걸어서 10분 안에 내 집 앞 도서관은 결코 허황된 꿈이 아니다.

단지 책을 빌리고 읽기 위한 독서 공간을 넘어 책 읽는 문화가 꽃피는 문화 허브공간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부천시의 노력은 오늘도 계속된다.

지역 발전 이끌어갈 원동력

또한 지역 소규모 도서관까지 찾아가는 독서토론회와 강연, 문화프로그램은 시민 생활 속으로 도서관 문화가 자연스럽게 스며들게 된다.

걸어서 10분 이내 도서관 조성 사업은 이제 부천시의 보편적 복지 사업 중의 하나로 자리 잡았다. 이 사업은 독서권 보장과 지역 안의 정보 격차 해소, 소외계층을 위한 문화 복지 실현을 위해 꼭 필요하다.

이렇게 만들어진 ‘도서관이 많은 도시 부천’은 부천의 미래를 이끌어갈 발전의 기본 동력이 되고, 문화특별시 부천을 이끄는 실질적인 견인차가 될 것이다.

 

김만수 부천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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