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프리즘] 창조경제 달성은 창업기반 조성부터

창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이유는 성장 부진과 일자리 부족 때문이다. 경제성장 부진이 예상보다 오래 이어지고 있다. 그러다 보니 일자리 문제가 심각해졌다.

실업이 증가하면 그만큼 복지수요가 증가해서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나아가 일을 해야 세금을 낼 수 있고, 그 세금이 복지수요를 충당하는 재원으로 활용될 수 있다. 그만큼 일자리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대기업의 일자리 공급도 예전 같지 않다. 경제이론으로 보면, 중소기업보다 대기업의 생산성 향상이 우수하다. 또한 생산성 향상은 일자리를 만드는 중요한 수단이다. 생산성 향상이 제품 가격 하락, 소비 증가를 차례로 유인하고, 이로 인해 기업의 매출 확대로 이어진다.

매출 확대로 기업은 투자 여력을 확보하게 되고, 투자를 통해 보다 많은 일자리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불행히도 이 이론은 현실에 적용되지 않고 있다. 가격 하락에도 소비가 좀처럼 일어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대기업은 적극적인 해외투자로 현지 생산비중이 높아지는 추세다. 결국 국내 일자리는 줄어들게 된다. 중소기업의 일자리 공급도 한계가 있다.

따라서 이러한 추세를 반영하듯 지난 몇 년간 창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소규모 창업을 통해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다. 특히 박근혜정부가 출범하면서 창업에 대한 중요성이 다시 강조되고 있다.

 

과학과 기술에 기반한 창조기업을 창업, 육성함으로써 일자리를 창출하고, 나아가 이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그러나 문제는 과학과 기술에 기반한 창업의 경우 성공률이 매우 낮다는 사실이다. 대부분 창업 초기에는 주로 사업 아이템(또는 기술)을 사업화하는데 초점을 맞춘다. 이 과정에서 창업자금을 거의 소진하게 된다. 이 기간을 보통 3년 정도로 본다.

제품이 시장에서 팔리지 않으면, 이때부터 ‘죽음의 계곡’에 빠지게 된다. 게다가 제품 판매에 필요한 마케팅 비용이 필요한 시점에서 자금 투입이 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다보니 좋은 제품을 만들고도 정작 기업은 문을 닿는 경우가 발생한다.

창조기업 창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과거의 사례를 교훈 삼아 창업기반을 다시 점검해야 한다. 가장 시급한 것이 창업 자본을 융자 중심에서 투자 중심으로 바꾸는 것이다. 정책자금에 의존하는 융자는 ‘죽음의 계곡’에 빠지면, 부채로 작용하게 되고 기업의 몰락과 신용불량자를 양산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특히, 정책자금은 단기성과에 집착할 수밖에 없고, 위험을 기피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이를 바로 잡지 않으면, 과학과 기술에 기반한 창조기업은 창업 초기부터 많은 어려움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또한 이들 기업에 대한 인력, R&D, 판로도 동시에 지원해야 한다. 인력은 특히 R&D 분야에 중점을 두고 진행해야 한다. 기술인력이 불안정하게 되면, 기업이 자리를 잡기도 전에 크게 흔들릴 우려가 있다. 기술인력이 안정적인 개발 활동에 참여하도록 각종 지원이 필요하다.

이와 함께 제품 사업화를 염두에 두고 창업 초기부터 판로에 대한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 기술개발에 몰두하는 기업일수록 판로와 마케팅을 소홀하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죽음의 계곡’에 빠지는 기업들은 대부분 판매와 마케팅 부진 때문임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김 동 선 중소기업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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