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신용이 힘이다](2)신연화 ㈜SRC 대표

높디높은 제조업 문턱 신보지원으로 기사회생

“인천지역 영양사 후배들과 신용보증기금이 저를 여기까지 키운 거나 다름없어요. 아니었다면 오가는 사람이 특히나 많은 급식시장에서 버티기 어려웠을 겁니다.”

16일 인천시 서구 가좌동 ㈜에스알씨(SRC) 본사에서 만난 신연화 대표(여·49)는 150가지에 이르는 제품 자랑에 여념이 없었다.

여성 기업인이 이끄는 회사라 아기자기한 회사라 상상했다면 큰 오산이다.

전국 학교 절반에 해당하는 5천여 학교에 SRC에서 만든 제품들이 들어가고 있으며, 지난해 매출은 전년보다 40억 원이나 늘어난 191억 원을 기록, 올해 200억 원 돌파를 앞두고 있다.

     
 

CJ, 풀무원 등 대기업들이 판을 치는 급식 업계에서 냉동식품 분야는 단연 SRC가 부동의 1위를 고수하고 있다.

신 대표는 인천지역 기업 소속 영양사로 줄곧 일하다 고민 끝에 지난 1999년 본인의 이름을 딴 ‘신연화 급식 리서치 컨설팅(SRC)’으로 급식업계에 뛰어들었다.

이후 2001년 급식 제품을 개발해 납품하기 시작한 신 대표는 역발상으로 유통과정을 믿을 수 있는 냉동식품을 내세워 시장 개척에 나섰다.

1천 명이 넘는 아이들에게 같은 품질의 음식을 제공해야 하는 급식의 특성을 손바닥 보듯이 파악하고 있는 신 대표는 당시 냉장, 반조리 제품에 익숙해져 있던 급식시장을 오직 제품으로만 승부를 겨뤄 하나씩 바꿔냈다.

이 과정에서 무엇보다 힘이 됐던 게 바로 인천지역 일선 학교에서 근무하는 영양사들로 나오는 신제품마다 직접 맛을 평가하고 개선점을 제시해 주는 등 든든한 시장 조사원 역할을 담당했다.

이때 개발한 청파래 오징어 가스, 초콜릿 아이스 찹쌀떡 등은 지금도 인기를 끄는 SRC의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고 있다.

그러나 신 대표에게도 역경은 있었다.

OEM에서 생산 과정까지 직접 챙기려고 2008년 공장을 세우고 직접 생산으로 전환했지만, 제조업의 문턱은 높디높아 신 대표에게 월 5천만 원의 적자만을 안겨주고 있었다.

계속된 시설 투자로 운영 자금까지 바닥난 신 대표는 은행권을 찾았지만, 담보가 없는 여성 기업인을 모두 외면했지만, 신보만은 신 대표의 손을 잡아줬다.

신보는 이 대표의 운영 수완과 경영상태를 믿고 2억 원 보증지원했고, 이 2억 원을 바탕으로 신 대표는 공장을 정상화하는 데 성공했다.

이후에도 공장 증설 등 자금이 부족할 때마다 신보는 모두 34억 원을 지원하며 SRC를 지원사격했고, SRC는 고품질의 아이들 먹을거리를 개발해 내며 매년 성장할 수 있었다.

신 대표는 “아이들 먹을거리에 중요한 것은 맛도 가격도 아닌 안전한 유통과정”이라며 “올해에도 매출 300억 원을 목표로 차별화된 급식을 아이들에게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용준기자 yjunsay@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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