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동행

누구나 술 한잔 먹으면 읊조리는 노래가 있지요. 저 역시 거나하게 한잔하면 저만 들리게 부르는 노래가 있답니다. 최성수씨가 부른 노래인데 가사가 너무 마음에 와 닿아 흥얼거리곤 한답니다. ‘누가 나와 같이 함께 울어 줄 사람 있나요, 누가 나와 같이 함께 따뜻한 동행이 될까, 사랑하고 싶어요 빈 가슴 채울 때까지, 사랑하고 싶어요 사랑 있는 날까지…’

대체로 여성분들이 봄을 타고 남자는 가을을 탄다는데 저는 왠일인지 봄을 타는 사람중에 하나인데 노래 가사처럼 가끔은 우리 가족 말고 나와 같이 울어줄 사람이나 나와 함께 따뜻한 동행을 해 줄 사람이 있는지를 생각하며 심각히 고민을 하곤 한답니다. 혼자가면 빨리 갈 수 있지만 함께 가면 멀리 갈 수 있다는 말처럼 우리네 긴 인생길에 동행자를 여럿 둔다는 것은 여간 좋은 일이 아니지요.

매년 4월20일이 장애인의 날이랍니다. 장애인의 날 정의에는 장애인에 대한 국민의 이해를 깊게 하고, 장애인의 재활 의욕을 높이기 위해 제정한 날이라고 적혀있지만 과연 하루 이틀 날을 정하고 주간을 정하여 할 일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지요. 눈으로 보이는 장애만을 장애로 한정한다면 모를까 우리 모두 한두가지 이상씩 장애를 가지고 사는 인생이지 않습니까. 결국 우리 모두가 우리 스스로를 생각하며 살피고 나보다 더 어렵고 힘든 장애를 가지고 사는 분들을 생각하고 위로하고 돕자는 의미로 만든 날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오는 11일 저녁 7시 30분에 수원청소년문화센터 온누리아트홀에서 펼쳐지는 수원시립합창단의 행복이 꽃피는 음악회 ‘동행’ 은 나와 우리를 생각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인 것 같습니다.

장애를 가지고 있지만 그 장애를 이기고 오히려 우리네 보다 더욱 훌륭한 일을 하고 계시는 하반신 마비의 휠체어 성악가 이남현 바리톤과 시각 장애이신 김종훈 바이올리니스트가 무대위에서 강한 울림으로 우리를 감동시켜 줄 것이고 국내 최초로 공개 입양된 아이들로 구성된 한국입양어린이 합창단의 노래는 가슴으로 낳은 아이들의 해맑은 음악과 입양가족들의 진솔한 이야기도 함께 들을 수 있는 아주 귀한 기회랍니다. 혹시 여러분은 이렇게 ‘동행’을 함께 해 주시는 분이 몇 분이나 계신지요.

그런 동행자들과 함께 행복이 꽃피는 음악회 ‘동행’을 보시며 앞으로의 동행길에 대하여 이야기해보시면 어떨지요. 장애와 비장애란 말이 없어지고 단지 하나의 울림과 사랑으로 긴 감동을 받을 수 있는 자리에 여러분을 정중히 초대합니다.

박 흥 식 수원시 문화교육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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