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국방정환재단과 연세대 사회발전연구소가 공동 조사한 ‘2012 한국 어린이ㆍ청소년 행복지수 국제 비교’에서도 우리나라의 청소년 행복지수는 OECD 국가 중 최하위로 나타나 2009년 이래 4년 연속 꼴찌를 기록했다. 이렇게 초라한 행복지수 순위는 우리 교육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행복은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의 공통된 소망이자 궁극적인 목표이다. 우리가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아가는 이유도 행복을 찾기 위해서다. 따라서 교육은 돈, 명예, 성공을 위한 수단이 아닌 누구나 더 행복하기 위한 하나의 과정이 되어야 한다. 그런데 교육부가 전국 초·중·고 학생 2만5천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2 학교 진로교육 지표조사’에서 ‘인생에서 추구하고 싶은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52.5%의 학생이 돈을 선택했다. 이것이 우리 교육의 현주소이다. 이제부터라도 교육의 틀이 바뀌어야 한다.
먼저 행복을 느끼게 해주는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행복의 사전적 정의는 ‘생활에서 만족과 기쁨을 느껴 흐뭇한 상태’이다. 그런데 만족과 기쁨을 느끼는 기준이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우리는 각자의 마음으로 행복을 느껴야 한다.
앞을 보지 못하는 사람은 볼 수만 있다면 행복하겠다고 생각하고, 다리가 불편한 사람은 걸을 수만 있다면 행복하겠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런데 앞을 보고 걸을 수 있는 것뿐 아니라 그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소유한 우리 아이들은 행복하지 않다고 느끼고 있는 것이다. 가지고 있던 것을 잃고 나서야 그 땐 행복했었다고 후회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지금 가지고 있는 사소한 것들에서 행복을 느낄 수 있는 마음을 길러주어야 한다.
로마의 철학자 세네카가 “만일 당신이 현재 소유하고 있는 것에 만족하지 못한다면, 온 세상을 모두 소유하더라도 행복해질 수 없을 것”라고 말한 것처럼, 지금 현재의 내가 얼마나 행복한 사람인지를 느끼게 하는 교육이 필요하다.
다음은 행복을 가르쳐 주는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독일에서는 정규 교과 과정 가운데 국어와 영어, 수학이 아닌 행복을 배우는 수업시간이 있다고 한다. 행복은 모든 인류가 추구하는 최고의 가치이다. 따라서 그 동안 학교에서 중요시 해 왔던 창의성 교육, 인성 교육처럼 ‘행복 교육’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행복 교육’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학생은 배움의 즐거움을 느끼고, 교사는 자긍심을 갖고 가르치는 일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주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행복을 지속시켜 주는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행복연구가 게마허는 ‘좋은 행복은 지속 가능한 행복’이라고 했다. 좋은 행복은 가족, 친구, 이웃, 학교, 사회 등 주변 사람들과 더불어 기쁨을 느끼는 지속 가능한 행복이다. 이를 위해 우리 아이들이 자신의 행복뿐만 아니라 타인의 행복에도 관심을 갖도록 학교문화를 나눔과 배려, 공감과 소통, 대화와 협력, 참여와 자치로 바꿔주어야 한다.
국민행복지수가 높은 국가로 알려진 부탄은 오래 전부터 GDP(국내총생산)가 아닌 ‘GNH(Gross National Happiness, 국민총행복)’을 국가 통치의 최우선 기준으로 삼고 있다고 한다. 경제적으로는 선진국에 진입했지만 행복지수는 하위권인 우리나라도 경제성장 등 물질적인 지표에만 치중할 것이 아니라 행복지수를 개발하여 국민이 진정한 행복을 느낄 수 있도록 관리해야 할 것이다. 행복한 학교, 행복한 교육은 그 출발점이다. 오늘의 학교 모습이 미래의 사회 모습, 국가의 모습이기 때문이다.
정 종 민 성남교육지원청 교수학습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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