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다시 한번 ‘그날의 함성’을…

유난히 많은 눈이 내렸던 겨울이 가고 봄을 부르는 3월이다. 따스한 봄 기온을 부추기는 3월의 시작이 더 기다려 졌던 것은 어쩌면 첫날을 공휴일로 맞이한다는 사실 때문일 것이다. 특히 이번 3ㆍ1절은 황금연휴인지라 더욱 그러했다.

우리 국립이천호국원 태극기 동산에서 살랑이는 태극기도 봄을 느끼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지금으로부터 94년 전 우리의 가슴속에서 꺼내든 태극기는 봄바람에 살랑일 수 없었다. 3월 1일 그 날의 함성을 떠올리면 숨이 막히고 절박했던 그날의 역사가 떠올라 가슴이 먹먹해 온다.

1919년 3월 1일 ‘그날의 함성’은 100년 가까운 세월이 지난 지금도 우리의 가슴에 뜨거운 피가 솟게 하지만, 실제로 몸으로 항거하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기에 나라를 위해 항거한 애국선열의 정신이 더욱 빛나는 것은 아닐까?

3월의 시작선에서 역사를 기억해야 하는 이유와 함께 한 번쯤 그날의 역사를 돌아보길 간절히 바라본다.

지금으로부터 94년 전 국립이천호국원 인근 지역인 안성시에서 ‘원곡ㆍ양성 독립운동’이 있었다. 이는 1919년 당시 3.1운동 중에서도 평안북도 의주군 옥상면과 황해도 수안군 수안면과 더불어 전국 3대 실력항쟁지 중에서도 가장 으뜸가는 치열한 항쟁으로서, 4ㆍ1만세운동이라 부르기도 한다.

농민들이 주축이 되어 전 주민이 참가했던 운동이었다는 점에서 더욱 큰 의의가 있다고 할 것이다. 이를 기리기 위해 안성시 양성면과 원곡면으로 넘어가는 만세고개에 위치한 ‘안성3ㆍ1운동기념관’에서는 94주년 3ㆍ1절을 맞아 독립선언서 낭독, 만세삼창, 안성 41만세운동 재현극 등 공식행사와 무용, 가요, 국악 등의 식후 공연행사를 펼쳤다 한다.

이처럼 선열들의 애국ㆍ희생정신을 선양하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3ㆍ1절 만세재현행사 등 당시 의거를 사실적으로 재현함은 물론 청소년 등 지역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지역특성을 살린 각종 공연, 체험행사 등이 지역문화축제로 다채롭게 진행됐다.

하지만 국민들의 참여 없이는 이런 다채로운 행사들도 무의미할 것이다.

우리는 지난 역사 속에서 수많은 민족이 흥하고 망하는 것은 그 민족의 정신이 살아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성쇠를 거듭하여 왔음을 알 수 있다. 우리의 반만년 역사를 되돌아 보아도 수많은 외침과 내적 어려움 속에서도 면면히 이어져오는 민족정기를 찾아볼 수 있고 이러한 민족정기는 도전에 맞선 우리민족의 양심과 정의에서 태동돼 애국심으로 나타났음을 알 수 있다.

우리가 누리고 있는 자유와 희망의 열매는 결코 하루아침에 이루어 진 것이 아닌 수많은 역경과 시련을 견디고 이겨낸 결과다. 애국선열들의 피와 땀은 조국광복을 이끌어 냈고 그 토대 위에서 한민족의 저력은 단기간 내에 근대화를 이루어 냈으며 정치적 민주주의도 꽃 피울 수 있었다. 이번 삼일절에는 우리는 지역마다 진행된 만세재현행사에 참여해 가슴속 태극기를 꺼냈으리라 확신한다.

삼일절 연휴동안 대한민국에 희망의 빛을 안겨준 애국선열들의 불굴의 정신과 뜨거운 나라사랑을 가슴에 품고 그 숭고한 의미를 가슴 깊이 새겨, 잊혀져가는 ‘그날의 함성’을 비롯 우리가 진정 회복해야 할 정신이 무엇인지 다시금 생각해 보는 뜻 깊은 시간을 가졌으리라 여긴다.

또한 이러한 시간을 통해 선열들의 빛나는 3.1절 정신을 올바르게 계승하고, 발전시켜 더 큰 대한민국이 되는데 한마음 한뜻으로 온 역량을 모아야 할 것이다.

김시은 국립이천호국원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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