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벌이 생산한 천연 벌꿀, 화분, 로열젤리는 인류가 기원전 7천년경부터 영양가 높은 식품과 약용으로 쓰였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2006년부터 미국에서 꿀벌이 원인모를 이유로 사라지는 ‘봉군 붕괴 증상’이 발생하여 꿀벌의 40%가 감소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농약피해와 환경오염으로 꿀벌의 밀도는 점차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더 큰 문제는 토종벌에서 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한 ‘낭충봉아 부패병’이 발생하여 전체 봉군의 70%이상이 죽거나 죽어가고 있어 농가의 경제적인 피해가 커져가고 있으며 그로 인한 생태계 파괴는 가름할 수 없을 정도다.
이러한 꿀벌의 공익적, 생태적 가치에도 불구하고 현재 경기도의 양봉산업 현실은 너무나도 초라하고 미약하기만 하다. 통계에 따르면 도내 양봉농가수는 1천600농가로 전국 3만3천농가의 5%도 안 될 뿐 아니라, 벌통도 13만개로 전국 186만개의 7%도 안 되는 숫자이다. 또 대부분의 양봉 농가가 영세하고 시설도 열악하여 벌통을 보관하는 비가림 시설도 없이 노지에 벌통을 방치하고 있는 모습을 볼 때 마다 가슴이 먹먹해 지곤 한다.
농림수산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지난 1년간 수많은 양봉농가와 프로폴리스 가공장, 꿀벌사료 공장 등을 방문하며 지금은 비록 미약하지만 양봉산업이 대한민국 농업의 블루오션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는 희망을 보았다.
호주나 뉴질랜드를 여행해본 사람이라면 프로폴리스 제품과 기능성 마누카꿀을 전리품 처럼 한두개 쯤 구입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양봉산업은 벌의 생태적 특성과 꿀을 딸 수 있는 식물의 부족, 노동 집약적 산업이라는 단점은 있으나, 기술 좋은 양봉농가들이 연합하여 생산과 가공, 판매를 전문화하고 생산비를 낮낮춘다면 우리나라도 얼마든지 국제적으로 경쟁력 있는 산업 분야로 양봉이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벌을 닮아 누구보다 부지런하고 창의적인 양봉인들과 대화 하면서 양질의 꿀을 딸 수 있는 식물의 필요성, 위생적이고 규격화된 양봉산물의 생산, 소비자와 생산자 모두를 만족시켜주는 유통체계의 개선이 무엇보다 시급함을 알게 되었다.
경기도에서는 매년 13억원의 예산을 확보하여 양봉농가를 지원했으나 양봉산업이 세계로 도약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함을 알고 지난해 12월 2013년 예산심의에서 동료 의원들에게 양봉산업의 중요성과 예산의 필요성을 강조하여 ‘경기도 양봉산업 육성’ 사업비를 작년보다 무려 100% 이상 증액한 27억원을 확보하였다.
양봉농가와 양봉업계, 관련기관에서도 우리의 양봉산물을 세계적인 명품 식품으로 육성하기 위해서 첫째, 양봉 생산기반 조성과 전문인력 확보, 품질 향상을 통한 양봉 인프라 구축이 우선되어야 한다. 둘째, 다양한 밀원 식물의 발굴과 양봉산물의 기능성 규명, 의약품·화장품 등 신제품 개발로 영역 확대를 강화해야 한다.
셋째, 기존 식재료와 조미료를 대체하는 식품으로 꿀을 사용토록 함으로써 새로운 소비시장 확보가 필요하다. 넷째, 선진국에 비해 기술 우위에 있는 봉독 관련 제품의 개발 등으로 고부가 가치 상품을 만들어 세계시장을 공약해야 할 것이라고 제안해 본다.
입춘이 지나면서 추위와 어둠속에 잠자고 있었던 생태계 파수꾼 벌들이 기지개를 펴기 시작 했다. 새시대는 언제나 그렇듯이 부지런한 생명체에 의해 재탄생 된다. 올해는 지난해 보다 더 건강하고 행복해진 벌들의 비행으로 새로운 하늘이 열렸으면 좋겠다.
이 삼 순 경기도의회 부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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