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광역급행열차 파주에서 출발해야

국회의원으로 일하다 보니 그 동안 선거도 여러 번 치르고, 출근길 인사도 수없이 많이 했다. 경의선의 사실상 마지막 역인 문산역에서의 출근길 인사는 새벽부터 해야 한다. 새벽 5시에 서울행 첫 기차가 떠나기 때문이다.

아직 해도 뜨지 않은 어두운 새벽, 첫 기차를 타는 사람들은 누구일까? 주로 도시로 나가 청소를 하시는 할머니, 아주머니들이다. 그분들은 마을버스도 안 다니는 그 새벽, 집에서 문산역까지 20~30분을 걸어와 첫 기차를 탄다.

그리고 7시쯤 되면 서울로 출근하는 직장인들, 가장들이 몰려나온다. 경의선도 붐비지만, 서울로 가는 광역급행버스를 타기 위한 노력은 눈물겹다. 추운 겨울, 꽁꽁 얼어붙은 새벽에 광역버스를 기다리는 것은 참으로 고역이다. 파주를 비롯한 2기 신도시 사람들에게 새벽 출근은 가히 전쟁이다.

이런 새벽 출근전쟁 해결책은 광역급행철도 밖에 없다. 파주의 인구는 40만명이고, 운정신도시는 매년 6%씩 인구가 늘고 있다. 승용차로는 서울과 1시간 거리지만, 대통교통이 너무 열악하다. 지하철은 아예 없고, 경의선 광역철도도 배차간격이 15분이다. 버스도 환경문제로 인해 노선증차가 어렵다.

교통난으로 인해 ‘통일 시대, 꿈의 도시’라고 했던 운정신도시는 분양가에 비해 집값이 10%도 더 떨어졌다. 파주만이 아니다. 대다수 2기 신도시는 집값이 하락해, 입주자들이 ‘하우스푸어’로 전락하고 있다. 2기 신도시의 집값 하락 문제, 그 해결책 역시 광역급행철도 건설이다.

광역급행철도 파주 연장을 막는 가장 큰 장애물은 현행 ‘대도시권 광역교통관리에 관한 특별법 시행령’의 제4조에서 광역철도 구간 거리를 50km로 제한하고 있는 점이다. 그래서 지금 경기도는 이 조항의 개정을 요구하고 있으며, 이 조항이 개정되어야만 광역급행철도 파주 연장이 가능해진다.

파주는 지금 택지개발, 산업단지, 공여지 개발 등이 진행 중이다. 광역급행철도 완공 때는 70만 인구의 큰 도시로 탈바꿈하게 된다. 이런 발전가능성이 높은 파주를 광역급행철도 지역에서 제외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또한 한국교통연구원의 연구결과 광역급행철도를 파주에서 출발하는 것이 오히려 사업성도 충분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리고 지난해 12월 국토해양부가 고시한 운정3지구 광역교통개선대책에 철도사업비 3천억 원을 LH공사 부담으로 반영시켜 놓았으므로 광역급행철도 파주연장이 결정되더라도 정부의 사업비 부담이 미미하다.

이처럼 광역급행철도의 파주 연장은 너무도 당연하다. 따라서 광역급행철도를 건설할 때 파주를 출발점으로 건설해야 한다. 이후 추가건설보다 처음부터 파주노선을 건설하는 것이 비용도 적게 들고 훨씬 효율적인 선택이다.

그런데 문제는 과연 광역급행철도 건설이 가능할까하는 점이다. 아직도 그에 대해 묻는 분들이 많다. 아직 정해진 바도 없고, 예단하기도 어렵다.

그래서 지난해 많은 노력을 했다. 먼저, 박원순 서울시장을 설득했다. 경기도에서 서울로 30분 안에 출근할 수 있도록 서울시가 어머니 같고 맏형 같은 교통정책을 펼쳐야 수도권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래야 경기도민들이 서울 시내로 자가용을 가지고 들어오지 않게 된다. 그렇게 해야 서울시 교통체증을 해결할 수 있다. 그렇게 국정감사에서 역설했다. 박원순 시장도 고속광역교통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답변했다.

다음으로 대선 국면에서는 박근혜와 문재인, 두 분의 후보가 광역급행철도를 공약으로 채택하도록 노력했다. 특히, 제 힘이 닿았던 민주당의 문재인 후보에게 광역급행철도 건설, 특히 파주 연장을 공약으로 채택하도록 노력했고, 성사시켰다. 그리고 박근혜 당선자도 광역급행철도 건설을 공약했다. 그 결과 지금 광역급행철도와 관련된 상황은 많이 좋아졌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새 정부가 광역급행철도를 신규 사업으로 채택하도록 힘을 모으는 일이다. 힘을 모아 박근혜 정부가 광역급행철도 공약을 이행하고, ‘대도시권 광역교통관리에 관한 특별법 시행령’이 개정돼 그 노선이 파주에서 출발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윤 후 덕 국회의원(파주갑•국토해양위원회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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