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남북 전쟁때부터 대통령에게 사용되기 시작한 말로 대통령 선거에서 다시 선출되지 못한 현직 대통령이 임기가 끝날 때까지 마치 뒤뚱거리며 걷는 오리처럼 정치력의 저하를 보이는 상황을 비꼰 것이다.
차기 대통령은 기존의 대통령과는 다르다는 것을 어필하며 정책적 차별성을 보여주려 한다. 차기 대통령이 어떤 정책을 추진하는가에 따라 현 정부에서 추진하는 정책이 무용지물이 되는 경우도 있으므로 이와 함께 님투(NIMTOO)도 함께 나타난다. 님투는 ‘not in my terms of office’의 약어로서, 직역하면 ‘나의 공직 재임기간 중에는 안 된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정책의 추진 속도도 떨어지고 대통령의 권력이 약해지는 현상이 발생한다.
현재 정권교체를 앞두고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과 향후 정책과제들을 구체화하기 위한 대통령 인수위원회의 부처별 업무보고가 종료되었고 신정부의 정부조직개편안이 확정됐다. 중앙부처는 당선인의 국정철학과 공약들을 정책으로 만들기 위한 구체적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새로 신설되거나 변동되는 정부부처들은 각자의 고유영역을 확장하고 권한을 확보하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현 시점에서 공직자들이 레임덕 현상에 빠져들까 심히 우려된다.
지방자치단체가 국민들의 민생과 각종 인허가 등 대민업무를 관할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지방자치단체의 레임덕 현상은 심각한 행정공백을 야기할 수 있다. 특히 정권교체기를 틈타 일부 몰지각한 공무원들의 권력형 기관 및 정치권 줄서기, 차기 정부를 의식한 복지부동의 소극적 행정, 법령을 위배한 특혜성 인허가 등 지방공무원 비위가 고개를 들 개연성이 매우 높다.
대한민국 헌법 제7조는 ‘공무원은 국민전체에 대한 봉사자이며, 국민에 대하여 책임을 진다’, ‘공무원의 신분과 정치적 중립성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보장된다’라며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을 보장하고 있으며 지방공무원법과 개별법에서 공무원의 개별적 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이는 공무원이 정권교체에 따른 정치적 변화 및 외부환경에 흔들리지 않고 주권자인 국민에 대한 공무원의 무한책임을 강조한 것이다.
공직사회 내부의 감찰활동을 담당하는 실무자의 눈으로 본 경기도 공무원들은 상당수 맡은 바 위치에서 자신의 직무에 충실하고 위민봉사의 정신으로 성실히 일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다만 한 마리 미꾸라지가 맑은 물을 흐리듯 일부 비위공무원들의 행태로 공직사회가 도매급으로 매도당하는 현실은 같은 공무원의 입장에서 매우 안타깝다.
새 정부 출범이 얼마 남지 않았다. 언론보도를 접하면 레임덕 현상의 징후들을 간간히 발견하곤 한다. 그러나 공직자는 중앙이든 지방이든 정권교체기 레임덕 현상에 동조하거나 편승하여서는 안된다. 국가의 최후의 보루로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공직사회의 신뢰를 회복하는 길 만이 공직자의 존재이유이기 때문이다.
김 진 욱 경기도 조사담당관실 주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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