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지역 송전로 지중화 사업 ‘발목’

구미동 철탑비대위 “주민 재산·건강 피해” 공사중단 소송

지난 1995년부터 18여년간을 끌어온 분당지역 송전선로 지중화 사업이 신규 철탑설치 문제로 준공을 앞두고 시민들이 소송을 제기해 난항을 겪고 있다.

성남시 분당구 ‘구미동 철탑비상대책위원회’는 20일 성남시와 한국전력을 상대로 송전탑 공사중지 가처분신청과 행정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비대위는 피해보상 청구 소송도 제기하기로 하고 소송인단을 모집하고 있으며 이미 변호인단까지 선임했다.

분당 송전선로 지중화 사업은 주민숙원사업으로 구미동 머내공원~불곡산 2.3㎞ 구간의 송전탑 9기를 없애고 고압선을 지하 터널에 매설하는 공사이다.

이 공사는 지난 2007년 11월 착공해 현재 공정률 98%로 준공이 임박했지만 지중화 공사로 인해 50m 높이의 철탑 2기가 새로 설치되야 한다.

그러나 신규로 철탑이 들어서는 인근 주민들이 철탑 신설에 반발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지난해 11월5일 공사는 중단된 상태이다.

송전탑 인근 구미동 29통 지역에는 490가구 1천300여명이 거주하고 있으며 송전탑과 가장 가까운 주택은 50m 정도 거리에 있다.

이에 주민들은 “재산상 피해와 건강을 해칠 수 있는 거대한 철탑공사를 당장 중단해야 한다”면서 “주민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질 때까지 끝까지 싸워 나가겠다”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철탑을 500m 후방으로 이전하고 송전선 인입 시설물(헤드부지) 형태도 친환경 밀폐형 구조로 변경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시는 이같은 요구를 수용하려면 추가로 공사비 200억원을 부담해야 하고 공사기간도 3년 연장된다며 난색을 보이고 있는 실정이다.

한편, 분당신도시 송전선로 지중화사업은 지난 1995년 9월 구미동 주민 1천여가구 3천여명이 집단 민원을 제기해 10년간 진통 끝에 2005년 성남시와 한전이 공사비 1천252억원을 분담하면서 성사돼 준공을 앞두고 있다.

성남=문민석기자 sugmm@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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