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정부가 출범할 예정이다. 풀어야 할 문제가 산적해 있다. 가장 시급한 문제는 일자리 창출이다. 일자리 창출은 경제활성화와 생산적 복지의 시작이다. 그러나 여건이 좋지 못하다.
국민행복정부의 스마트뉴딜에 대한 기대가 크다. 스마트뉴딜의 시작은 IT(정보통신)이다. IT 기술을 전통 제조업과 융합으로써 성장의 디딤돌을 놓을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창업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꾀하는 것이다. 융합시장의 규모가 2018년 68조 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우리는 IT와 벤처를 통해 외환위기를 극복했던 경험을 가지고 있다. 외환위기라는 깊은 늪에서 빠르게 빠져나올 수 있는 계기가 바로 IT와 벤처였다. 그러나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 있다. IT와 벤처의 활황이 불과 10여 년을 넘지 못했다는 점이다.
이 시점에서 관심이 집중되는 국가가 있다. 바로 이스라엘이다. 이스라엘은 창업국가(Startup Nation)라고 불린다. 하이테크 기업의 창업이 활발한 국가이다. 우수한 과학기술인력과 유태인 네트워크를 활용해 이상적인 벤처생태계를 이뤘다. 이스라엘의 벤처투자 비중은 GDP대비 0.45%이다. 우리는 0.09%에 불과하다.
이스라엘의 벤처생태계 조성은 1960년대 후반부터 시작됐다. 1991년에는 창업 촉진과 기업가정신 함양을 위해 인큐베이터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인큐베이터는 초기에 비영리법인에 의해 운영됐으나 2002년 민영화 과정을 거쳐 영리법인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현재 이스라엘 전역에 걸쳐 26개의 인큐베이터가 운영 중이다. 인큐베이터에는 기술아이디어를 가진 청년들이 몰려들고 있다. 창업을 통한 일자리 창출이 가능했다. 또한, 창업을 촉진하고 투자와 연계함으로써 창업성과 뿐 아니라 투자회수까지 벤처생태계 전반의 향상을 꾀했다.
이스라엘의 이러한 시도가 처음부터 성공적인 것은 아니었다. 초기에 도입된 프로그램은 정부주도에 의해 운용됐다. 시장가격을 반영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렸고, 인센티브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다.
이러한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요즈마펀드가 만들어졌다. 요즈마펀드의 차별성은 외국의 벤처캐피탈에게 문호를 개방했고, 민간이 주도했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자금은 모이는 대로 바로 투자로 이어졌다. 업력이 짧아 초기에 투자금이 필요한 하이텍 창업기업이 많은 혜택을 봤다. 또한, 외국의 선진기법을 과감히 수용함으로써 벤처캐피탈 산업의 육성에도 기여했다.
벤처투자의 가장 큰 핵심은 정부주도가 아닌 시장주도에 있다. 우리는 벤처캐피탈의 자금조달에만 집중돼 있다. 이 결과 한국은 상대적으로 자금이 풍부한 상황에서 금융 전문인력만 시장에 진입했다. 반면, 이스라엘은 투자 수요를 발굴하고, 인센티브를 줌으로써 시장과 산업을 동시에 육성했다. 이로 인해 이스라엘은 기술전문가는 물론 마케팅과 경영지원이 가능한 인력까지도 벤처시장에 진입하는 생태계가 구축됐다. 이것이 일자리 창출의 기본 토대가 된 것이다.
일자리 창출은 쉬운 일이 아니다. 기업은 항상 생산성 향상을 추구한다. 따라서 일자리 창출에 필요한 것은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과 지속적인 창업 지원이다. 융합시장은 창업을 유인할 수 있는 매력적인 시장이다. 특히, 우리 청년 인력은 융합시장에 적합한 능력과 경험을 가지고 있다. 새로운 시대에 맞는 창업지원으로 활기찬 국가경제를 기대해 본다.
김 동 선 중소기업연구원장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