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평생학습사회와 노인

지식과 정보가 개인의 자산이자 국가경쟁력의 원천이 되는 21세기.

급속한 사회 변화에 적응하고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며 개인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평생학습의 중요성이 어느 시기보다 강조되고 있다.

평생학습사회란 학령기에 국한하는 전통적인 학교교육 모델에서 벗어나 교육과 학습활동이 사회 곳곳에서 삶의 양식으로써 전개되는 사회, 즉 언제나 어디서나 배우고 가르치는 삶의 양식이 사회 전반에 스며있는 사회를 말한다.

우리 사회가 이러한 평생학습사회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전 연령 계층을 대상으로 다양한 부문에서의 정책과 프로그램들이 마련되어야 하는데 각 지자체들은 지역주민의 증가하는 학습욕구를 충족시키면서 지방자치의 의무를 다할 수 있는 주요 전략으로 지역학습공동체의 활성화를 추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국적으로 많은 평생학습 기관들이 설립되었고 학습자 수 또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2012년 OECD의 교육지표에 의하면 한국은 여전히 다른 OECD국들에 비해 성인 평생학습 참여율이 상당히 낮으며, 국내외 관련 연구들에 의하면 평생학습 참여 기회에 있어서 대상 간 격차도 크게 나타나고 있다.

한국은 현재 급속한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다.

최근 발표된 2012년 ‘세계 인구현황 보고서’에 의하면 한국인의 평균수명은 여성 84세, 남성 77세로 나타나 100세 시대의 도래 여부에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으며 언론 및 사회 각 분야에서도 고령화에 대한 논의가 심층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와 같이 노인인구의 증가는 사회 전반에 많은 변화를 요구하고 있으며 평생교육 분야에서도 지식기반 정보사회를 맞아 노인평생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정규교육 수준에 있어서도 나이든 세대와 젊은 세대 간의 교육수준 격차가 OECD국들 가운데 가장 큰 한국은 ‘요람에서 무덤까지’의 평생학습 기회를 표방하는 평생교육의 장에서도 노인들에게 충분한 기회를 제공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최근 보도 자료에 의하면 경기도의 실·국 별 평생교육 프로그램 수는 277개인데 이 가운데 노인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은 단 2.2%에 불과하다.

노인들에게 학습의 기회가 충분히 마련되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는 여전히 노인을 학습의 주체로 바라보지 못하는 사회적 의식 때문이다.

인간은 평생에 걸쳐 발달하며 노인도 사회를 위해 공헌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닌 귀중한 자원이다.

특히 베이비 붐 세대가 노인인구에 편입되면서 신체적으로 건강하고, 경제력을 갖추고, 사회적 적응능력을 지닌 노인들이 빠르게 늘고 있으며 이들은 기본적인 욕구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자기를 계발하고 자아를 실현하려는 보다 고차원적이고도 다양한 욕구를 지니고 있다. 앞으로도 노인층의 사회경제적 수준과 학습에 대한 욕구는 계속 증가할 것이다. 경험, 능력, 환경, 요구 등이 다양한 현재와 미래의 노인들에게 지속적인 학습기회를 제공하지 못한다면 이는 노인 개인 삶의 질뿐만 아니라 국가 차원에서도 자원의 낭비가 될 것이다.

평생교육은 교육의 형평성 측면에서 뿐만 아니라 사회통합과 복지기반 형성, 국가 발전의 동력 창출 측면에서도 그 중요성이 논의되어야 한다. 평생학습이 말 그대로 ‘요람에서 무덤까지’ 이루어질 수 있기 위해서는 ‘현재의 노인’과 ‘잠재적 모든 노인’이 평생학습사회의 주체가 될 수 있도록 평생교육의 내용과 방법, 전달체계가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이 정 의 경기도가족여성연구원 연구위원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