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GCF 사무국 유치 인천, 녹색 리더십 보여줘야

2012년 10월 20일은 인천에게 역사적인 날이었다. GCF 사무국 유치가 인천 송도로 확정된 날이기 때문이다. 송도컨벤시아 운영을 책임지는 필자가 그 순간 현장에 있었다는 점이 더욱 더 감격하게 만들었다.

발표 당일 오후 12시 경에 ‘GCF 사무국 인천 유치 확정’이라는 뉴스가 뜨기 시작했다. 다시 확인해 보니 오보라고 해서 더욱 더 불안감이 돌았다. 다시 몇 분후 ‘확정!’ 이라는 환호성이 들렸다. 순간 송도컨벤시아에 있던 모든 관계자들이 일제히 ‘와~’ 하는 환호성과 함께 박수를 치기 시작했다.

또, 다른 한편에서는 GCF 효과에 대한 논의가 뜨거웠다. 경제적 파급효과가 3천800억 원 이상이라느니, 직원이 500명에서 8천명까지 늘어날 거라느니, 회의가 연간 120건이라느니, 국제회의만 파급효과가 1천200억 원 이상이라느니 등등. 게다가 부동산 시장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는 말까지 나왔다.

그러나 다시 한 번 곰곰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과연 GCF 사무국 유치라는 것이 사무실 및 직원이 상주하여 일하는 것만으로 우리의 역할이 끝나는지 말이다.

독일 언론을 보면 한국이 유치했다는 점을 보도함과 동시에 OECD에도 가입된 나라임에도 불구하고 개발도상국(Developing country)에 포함되어 있다는 점을 꼭 찍었다.

결국 GCF 사무국도 유치했으면 이제 선진국의 모습을 보여 달라는 듯이 보였다.

우리는 한 번도 선진국이었던 적이 없다. 우리 자신도 아직 개발도상국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해외에서는 이제 한국도 선진국이니 선진국으로서의 책임감을 요구하고 있는 듯하다. 선진국으로서의 책임감은 무엇인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인류, 환경, 기후변화 등 국제적 이슈를 선점해서 해결 방안을 내놓고 다른 국가들을 리드하는 선진국다운 책임감을 보여 주어야 할 때가 온 것 같다.

그러기 위해서 우선 우리는 사무실을 정비하고, 부동산 가격이 오르는 점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환경에 대한 고민과 함께 어떻게 하면 환경을 개선시키고, 기후변화, 신재생에너지 등에 개선방안을 내 놓을지에 대한 리더십을 보여 주어야 할 때이다.

송도 국제도시 자체가 환경에 대한 교육이 이루어지고 기후변화 대응에 대한 체험을 할 수 있는, 말 그대로 Green Climate 문화가 녹아 들어가, 이를 체험하고 관광할 수 있는 녹색환경 도시로 탈바꿈해야 한다.

송도컨벤시아 또한 Green Climate에 대해 배우고, 익히고, 논하고, 회의하는 그런 장소로 탈바꿈해야 한다. ‘송도컨벤시아는 GCF입니다’라는 슬로건과 함께 모든 회의하는 방식, 내용, 운영방안 또한 변화해야 한다.

여기서 GCF란 ‘Green Convention Facility’로 ‘그린 회의시설’이라는 뜻이다. 환경에 대해 공부를 하고, 그린 실천 방안을 수립하여 실천에 앞장서는 컨벤션센터가 되어야 한다. 그랬을 때 GCF 전용 컨벤션센터로서의 역할을 수행하여 국내 최고의 컨벤션센터뿐만 아니라 세계 그린환경의 중심인 월드컨벤션센터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세계는 한국에 녹색 글로벌 리더십을 요구하고 있다. 단순히 사무실을 유치한 게 아니라 선진국에게는 기금을 유도해 나가고, 개도국에게는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조치를 수용하게끔 하는 녹색리더로서의 역할을 요구하고 있다. 우리 인천에게 요구되는 새로운 역할에 충족될 수 있도록 능동적이고 창조적 녹색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 종 운 인천도시공사 MICE 사업처장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