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우리는 행복하다

지난 15일부터 19일까지 3박 5일간의 일정으로 모두 17명의 단원들로 구성된 의료봉사단은 필자를 단장으로 캄보디아 시엠립주의 프로크놈 수원마을과 봄펜리치 마을 등을 방문해 의료 봉사활동 및 후원물품을 전달했다.

2008년에 이어 두 번째 참여한 이번 의료봉사에는 동수원병원, 치과의사회, 한의사회, 약사회, 경기도 간호조무사회 등이 참여해 의료 혜택으로부터 소외받는 캄보디아 현지 주민들에게 기본검진 및 기생충 감염 치료약을 투여하고, 학생들에게는 불소겔도포를 실시해 충치예방을 도왔다.

2008년 당시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 돈이 없어 병원 한 번 못가보고 민간요법으로 치료를 받기 위해 15㎞나 떨어진 다른 마을로 아픈 아이를 업은 어머니 뒤를 따라가던 아이가 생각나 수소문 끝에 알아보니 그때 이미 사망했다고 한다. 아이의 검게 그을린 얼굴 사이로 보이던 까만 눈망울이 생각나 내내 마음이 아팠다.

이번 의료봉사를 하는 동안 불소겔도포를 하는 내내 침을 흘리는 것이 부끄러워 자꾸만 고개를 숙이던 아이들의 모습이 아직까지도 눈에 선하다. 봉사는 받는 사람이 아닌 하는 사람의 마음을 풍요롭게 만드는 마술의 힘을 지닌 것 같다. 이 힘을 얻기 위해서라도 주변 어려운 사람들을 모른 척 않고 손 내밀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봉사는 누구를 위해서가 아닌 나를 위해서 한다는 생각으로 작은 것에서부터 실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봉사단 모두 ‘우리는 행복하다’는 생각을 품고 왔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으며, 어려운 환경에서 719명의 환자를 진료하며 값진 봉사를 행한 봉사단원들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낸다.

 

김 재 복 수원 영통구보건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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