市 ‘예산탓’…불안한 주민들
용인시가 포곡읍 둔전리의 한 골목길에 소방도로개설 계획을 세워놓고도 부족한 예산과 보상 지연을 이유로 수년째 착공을 못해 이 일대가 우범지대로 전락, 주민 불편을 야기하고 있다.
15일 용인시와 처인구 등에 따르면 시는 사업비 11억6천여만원을 투입해 지난 2010년 3월 포곡읍 둔전리 155의6 일원에 폭 6m에 길이 100m 규모의 소방도로인 ‘포곡소로 3-18’을 개설하기로 하고 실시계획 인가변경을 신청했다.
이 지역은 주택과 상가가 밀집돼 있어 화재 발생시 대형사고로 번질 우려가 큰데다 통행로 폭도 2m가량으로 소방차량 등 장비 투입 자체가 불가능한 지역으로, 소방도로 개설이 시급하다는 민원이 자주 제기돼 왔다.
그러나 시는 사업 당시 관련 예산을 전혀 확보하지 못해 1년 가량 일정이 지연됐을 뿐만 아니라 2011년에도 1천500여만원 수준의 설계비만을 겨우 확보했다.
사업예산 부족·보상지연 수년째 착공 엄두도 못내 일부세대 이주 빈집 방치
이에 관할관청인 처인구는 올해 예산에 보상비 9억원을 세우고 내년 3월에는 반드시 착공해 11월에는 완공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1년이 다 되도록 토지보상을 마무리짓지 못한채 사업이 지지부진한 상태여서 구체적인 공사일정은 아직까지 오리무중인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이미 보상을 받은 일부 세대가 이주하면서 곳곳에 빈집이 속출, 이 일대가 불량학생이나 가출청소년의 아지트로 전락하고 있다.
특히 좁은 골목에서 중·고등학생들이 담배를 피우고 꽁초를 아무데나 버리거나 모닥불을 피워놓는 일도 비일비재해 화재위험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 골목의 주택에 살고 있는 조모씨(20·여)는 “저녁만 되면 불량학생들이 몰려와 주민에게 시비를 걸거나 담배꽁초를 담장 너머로 던지는 등 장난을 하는 일이 잦다”면서 “지난해에는 밖에서 날아든 담배꽁초가 주방에 불을 내 큰 화재가 날 뻔한 적도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내년 사업을 위한 예산을 세워놓긴 했지만 주민예산심의 결과 순위가 밀리는데다, 시의회 통과여부도 불투명해 예산 확보여부는 알 수 없다”면서 “내년 1월까지는 강제수용을 해서라도 보상업무를 마무리짓고 착공에 들어가겠다”고 말했다.
용인=강한수·박성훈기자 pshoon@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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