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공’(닥치고 공격)은 최강희 축구 A 대표팀 감독의 트레이드 마크이다. 최 감독의 ‘닥공’은 전북 감독 시절 K-리그를 제패했고, A대표팀 지휘봉을 잡는 원동력이 됐다.
월드컵 4강과 올림픽 8강 신화에도 불구하고 답답증을 풀지 못했던 축구팬들은 이름만 들어도 속 시원한 ‘닥공’ 등장에 열광했다.
그러나 ‘닥공’축구는 등장 1년이 지났지만, 답답증을 해결하지 못한 채 딜레마에 빠져 있다.
5월31일 스페인전 1대4 굴욕 패에 이어 11월14일 호주전 마저 졸전 끝에 패하자 수비 없는 ‘닥공‘은 무용지물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스페인전 이후 그 딜레마 중심에는 최 감독의 남자이자 ‘닥공’의 마침표인 이동국이 있다는 분석 기사도 등장했다.
기성용 등 해외파 선수들의 빠른 패싱 속도에 적응하지 못해 오히려 공격의 맥을 끊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최 감독은 최근 이동국을 A 대표팀에 또 다시 합류시켰다.
인천시는 요즘 ‘닥매’(닥치고 매각) 열풍이 거세다.
전임 시장의 분식결산으로 숨겨진 부채 8천500억 원 등으로 재정 숨이 넘어갈 지경이니 일단 재산 (공유재산)을 팔아 숨통을 틔우자는 것이다.
시는 지난 9월 송도6·8공구 34만 7천㎡를 8천520억 원에 토지대금 환불 조건(리턴제)으로 교보증권에 매각했다. 리턴제는 교보증권이 3년 후 개발을 진행하거나 인천시에 되팔 수 있는 조건이다.
교보증권 입장에서는 3년 후 부동산 개발 대박을 치거나, 시중 채권 금리(3%대 초반) 보다 훨씬 높은 금리(4.44%)를 덧붙여 되돌려받는 ‘땅 짚고 헤엄치기 식’의 조건이다.
문제는 3년 후 토지 리턴이 발생할 경우 인천시가 이자까지 덧붙여 1조 원에 가까운 금액을 일시금으로 지급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2014년부터는 인천경제자유구역청으로부터 외상으로 가져온 이 땅값 4천700억 원도 1년에 470억 원씩 10년 동안 갚아야 한다.
6·8공구 매각은 ‘공유재산은 행정 목적으로 사용할 계획이 없고 보존 가치도 없는 1천㎡ 이하 토지만 처분할 수 있다’는 공유재산 및 물품관리법 과도 상충된다.
시는 인천종합터미널 부지(신세계백화점 포함)도 절차상의 문제점과 특혜 시비 지적에도 불구하고 롯데 측에 8천751억 원에 수의매각 키로 하고 지난 9월 서둘러 MOU를 체결했다.
터미널부지는 임대보증금 1천700억 원에 연 임대료만 170여억 원에 달하는 알짜 중의 알짜 재산이다.
한진이 북항 배후단지 개발계획과 관련해 기부 체납한 서구 원창동 13만 3천804㎡ 토지도 매각을 전제로 내년 예산안에 이미 반영해 놓은 상태이다. 한 마디로 닥치는 대로 팔아 치우고 있다.
이러한 돌려막기 식 ‘닥매’는 수 년후에는 오히려 재정 상태를 악화시키고, 심지어는 재앙 수준의 토지비 리턴 사태(6·8공구)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안전핀은 보이지 않는다.
송 시장 임기는 1년 반 남짓 남아있다. 재선에 성공하면 결자해지(結者解之) 기회라도 있겠지만, 그렇지 못한다면 안상수 전 시장에게 물려받았던 것 이상의 핵 폭탄 급 부채를 차기 시장에게 떠넘겨 줄 수도 있다.
‘닥매’ 중심에는 송 시장의 남자들이 있다. ‘공무원들이 복지부동하니 우리라도 나서 재정난을 해결 한다’는 것이다.
k-리그를 제패한 ‘닥공’감독, 국회의원 3선 경력에 올곧고 추진력 넘치는 젊은 시장. 등장만으로도 가슴 속이 뻥 뚫릴 것 같았지만 답답함은 좀처럼 풀리지 않는다.
두 수장은 중요한 시기와 포인트에 그들의 남자들을 전격 포진했지만, 주변에서는 기대보다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최 감독과 송 시장은 ‘딜레마’의 실체를 하루빨리 파악하고, 그 딜레마를 풀어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닥공’과 ‘닥매’, 앞날을 살피고 안전핀을 마련할 수 있는 마지막 시간에 서 있다.
류 제 홍 인천본사 정치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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