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투자 ‘금융파이’ 확보·마케팅 상징성 커 기금운용 맡을 세계銀 등과 컨소시엄 기회도
국내 금융기관들이 유엔 녹색기후기금(GCF) 사무국이 입주할 송도국제도시 아이타워(I-Tower) 입주경쟁을 치열하게 벌이고 있다.
금융업계는 아이타워에 둥지를 트는 것을 시작으로 GCF 사무국에 필요한 금융관리부터 기금 국내투자분 등 금융 파이를 키우겠다는 전략을 짜고 있다.
14일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 따르면 아이타워는 지하 2층, 지상 33층, 연면적 8만5천942㎡ 규모로 내년 2월 준공을 앞두고 있다.
GCF 사무국 유치가 확정되면서 금융업계 발등에는 불이 떨어졌다.
GCF 유치 확정 이전에 입주를 결정한 신한은행과 우체국은 느긋하게 준공을 기다리고 있다.
반면 부동산 경기침체 등으로 아이타워 입주에 소극적이었던 금융업체들은 마음이 급하다.
농협과 국민은행, 기업은행, 하나은행 등이 아이타워 입주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농협은 최근 최고위직 간부가 ‘아이타워에 반드시 입주해야 한다’고 강조할 만큼 관심도가 높다. 하나은행 등은 청라 입주를 앞둔 만큼 아이타워 입주에도 우위를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금융기관들은 규모만 1천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측되는 GCF 사무국이 들어설 아이타워에 입주하면 마케팅적 상징성이 클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또 GCF 사무국 임직원 급여지급 및 경상경비 등을 처리할 금융업체 선정 시 선점 효과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밖에도 GCF 기금운용을 맡게 될 세계은행(World Bank)을 비롯해 신용도가 좋은 글로벌 은행과 컨소시엄 기회도 얻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문제는 GCF 사무국이 입주하면서 관련 국제기구 및 업체들의 입주가 이어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어 아이타워에 빈 공간이 남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인천경제청도 GCF 사무국이 사무공간을 얼마나 필요로 할지 관련 기관이 어느 정도 입주할지 가늠하기 어렵다며 입주모집공고를 내지 않고 있다.
또 GCF 사무국이 본궤도에 오르기 전까지는 ‘개점휴업’ 상태가 될 가능성도 크다.
대다수 은행이 이미 송도국제도시에 1~3개가량의 지점을 운영하고 있고 아이타워 위치가 주거시설이나 주요업무시설과 동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한편, 인천경제청은 GCF 사무국 입주계획 등이 확정되는 대로 공개경쟁입찰로 입주자를 모집할 예정이다.
김미경기자 kmk@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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