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 유명 골프장서 석면 검출”
환경단체 “이용객?캐디 등 노출 가능성”
골프장 “수차례 성분조사… 이상 없어”
여주지역 한 골프장의 이미지 홀인 ‘블랙홀’ 그린과 모래벙커에서 발암물질인 석면이 검출됐다는 환경단체의 조사결과가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12일 환경보건시민센터 등은 지난 1월 26일과 11월 7일 두차례에 걸쳐 여주 R골프장 7번홀 7곳에 대해 샘플을 채취해 분석한 결과 모두 0.25~1%까지 백석면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석면안전관리법(금지기준 0.1%)은 석면 함유 물질을 엄격히 규제하고 있다.
특히 환경단체가 석면이 검출됐다고 지목한 ‘블랙홀’은 이 골프장이 국내는 물론 세계에서 처음으로 검은 모래를 사용해 그린과 벙커를 조성했다고 홍보하던 ‘이미지 홀’로, 환경단체는 이용객과 캐디 등이 석면 위험에 노출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환경단체 측은 “특정 홀에 조성된 검은 모래 그린과 벙커는 골프경기의 특성상 잔디와 바닥 모래가 튀어 석면먼지가 공기에 직접 배출되거나 이용자의 신발과 옷에 묻어 2차 오염을 일으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 “수백명으로 추산되는 골프장 캐디, 관리자들은 석면노출의 위험이 더 크다”며 “이들에 대한 석면노출 여부를 조사하고 ‘석면건강수첩’을 발급해 장기적인 추적조사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하지만 골프장 측은 “지난 2003년부터 7번 홀 그린주변에 검은모래로 벙커를 조성하면서 수차례 성분조사를 했지만 석면이 검출되지 않았다”며 “환경단체에서 어떤 방법으로 샘플을 조사했는지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골프장 측은 또 “검은 모래를 공급한 업체가 지난 2011년 2월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에 의뢰해 분석한 결과 백석면은 물론, 갈석면, 청석면, 트레모라이트, 악티노라이트, 안소필라아트 등 어떤 석면물질도 검출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 골프장에 모래를 공급한 이상춘 에코올리빈 대표는 “검은모래는 광물질에 채취해 가공된 모래로 한국산업안전보건연구원 기준에 적합하게 공급했다”며 “올 11월 1일부터 석면안전관리법이 강화되면서 미세입자의 석면이 일부 검출된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W그룹 소유의 R골프장은 연간 6만여명의 골퍼들이 찾고 있으며, 지난 2008년 제13회 환경의 날을 맞아 친환경으로 골프장을 조성한 공로를 인정받아 환경부장관상을 수상받기도 했다.
여주=류진동기자 jdyu@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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