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시론] 착한소비, 녹색소비, 윤리적 소비자가 되는 길

소비자단체에 속해 있다 보니 녹색구매, 착한소비와 같은 단어에 친밀감을 갖는다. 지난 추석명절에는 장보기와 차례상 준비를 하면서 자연스레 윤리적 소비까지 고민 아닌 고민을 하게 되었다.

매번 명절을 보내고 나면 명절 음식과 차례 음식 등 두 식구가 적어도 일주일은 똑같은 음식을 매일 먹어 치워야만 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명절 음식을 줄이려고 해도 기본을 채우다 보면 매번 되풀이 되는 과잉소비라 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게다가 장바구니 물가는 왜 그리 뛰는지. 싼값이 아닌 공정한 가격과 가치를 추구한다는 착한소비를 외면하고 오른 값 만큼 보충하기 위해 결국 값이 싼 물건들로 채워 넣은 것이다.

착한소비는 본래 남을 배려하는 소비에서 시작되었다지만 동시에 자신도 배려하는 소비가 되는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 작은 것이 아름답다는 말은 착한소비를 적절히 표현한 것이라고 본다. 나아가 윤리적 소비라고 할 때는 자원의 배분, 구매, 사용, 처분 행동까지 포함한다고 하며 자발적으로 삶과 물질을 간소화하자는 개념이 들어있다고 하는데 윤리적 소비자를 꿈꾸면서 실제로는 비윤리적 소비행동을 하는 꼴이다.

전통과 간소한 삶 사이의 괴리라고 해야 할지? 아니면 바쁜 사회에서 윤리적 소비를 고민하며 살만큼 여유가 없는 것 이라고 해야 할지?

소비자가 믿고 신뢰 할수 있는

어떻든 소비자의 윤리의식과 실천행동이 일치하지 않는다는 정설은 옳았고 착한 소비를 실천하기란 어려운 일이라는 걸 또 한번 실감했다.

그런데 요즘 착한소비 트렌드에 실망하고 화를 내는 소비자가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10여년 전부터 조금씩 뿌리를 내리기 시작한 친환경제품, 유기농 판매점이 눈에 띄게 많아지고 소비자의 선택이 뒷받침되면서 다양한 친환경제품이 쏟아져 나오고 유행처럼 지원법 제정과 제도가 줄을 잇고 있다. 20~30% 비싸더라도 원료와 제조공정이 뭔가 다를 것이라고 믿는 소비자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면서 소비자가 지불한 댓가와 선택이 과연 옳은 것이었는지, 제조업자는 얼마나 성실하게 제조공정을 관리·운영하는지, 비싼 가격이 어떻게 선순환 되어 제품가격에 반영되고 가격과 품질안정으로 이어지는지에 대한 성실한 결과를 보고받지 못하고 있다.

섣불리 유기농과 아닌것의 차이를 요구하는 것이 성급하다고 한다면, 차이가 눈에 보이지 않더라도 성실히 가꾼자의 영성과 가치가 분명 존재한다는 믿음을 주어야 한다.

소비자의 신뢰에 제조자가 응답하여야 하고, 그런 제도나 기회를 정부는 연구하고 만들어 내야한다.

윤리적 소비정보 제공 필요

선진국에서는 소비자 관련 정책과제로서 윤리적 소비정보제공에 주력한다고 들었다. 식품, 뷰티, 건강, 에너지 등 실시간으로 제품의 윤리성을 비교하고 나아가 환경, 동물복지, 인권 등을 기준으로 산출한 윤리적기업 인덱스점수를 좋은/나쁜/추한 브랜드로 분류해 정보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우리 주변에 정부가 인증한 친환경적이며 녹색제품들이 얼마나 되는지 살펴 볼 일이다.

인천녹색소비자연대가 주주로 참여하는 인천광역시 녹색제품전시관이 남동공단 내 비즈니스센터 1층에 문을 열었다. 화장지, 주방용품, 유아용품, 세제, 토너등 300여 녹색물품을 이해하는 것도 착한소비자의 일이다.

김성숙 인천녹색소비자연대 상임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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