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성! 자유·열정을 노래합니다” 경찰대 락밴드 ‘푸르뫼’

빠듯한 학사일정 소화하며… 가을 대학축제서 인기몰이 강원경찰청장도 푸르뫼 출신

경찰간부 양성소인 경찰대학교는 일반 대학과는 달리 학내 규율이 엄격하고, 선·후배간 위계질서가 강하기로 유명하다. 그렇다보니 경찰대 재학생들은 극도의 통제 속에서 대학생활을 하는 게 일반적이다. 그러나 경찰대에도 자유를 상징하는 음악 장르인 록(Rock)을 즐기는 ‘로큰롤 베이비’들이 있으니, 바로 밴드 ‘푸르뫼’ 멤버들이다.

지난 1981년 학교 설립과 함께 창단된 푸르뫼는 명실상부한 경찰대 대표 락밴드로, 현재 37명의 멤버가 활동 중이다.

경찰대 1기인 조길형 강원지방경찰청장과 경찰대의 최성재 교수(9기), 장윤식 교수(10기), 정교래 교수(16기)가 푸르뫼의 일원이었다.

푸르뫼 회원 대다수는 학창시절 락과 음악에 대한 열정을 품고 있던 이들이다. 회장을 맡고 있는 손희민씨(행정학과 3년)는 7살 때부터 피아노를 치다가 고3 때 기타를 접하고 밴드에 대한 꿈을 키웠다. 우병관 총무(법학과 2년)는 당초 록밴드의 보컬을 꿈꿔오다 베이스로 전향한 케이스다.

푸르뫼의 인기는 지난달 말 열린 청람축전에서 단연 돋보였다. 노브레인과 달샤벳 등 여러 인기가수들이 초청됐지만, 좌중을 열광의 도가니에 몰아넣은 건 다름아닌 푸르뫼의 공연이었다.

이들은 이번 축제에서 에이브릴 라빈의 ‘스케이터 보이(Skater boy)’와 윤하의 ‘비밀번호 486’, 브로큰발렌타인의 ‘포커페이스(Poker face)’, 버스커버스커의 ‘서울사람들’, 그린데이의 ‘홀리데이(Holiday)’, 트렌스픽션의 ‘내게 돌아와’ 등을 선보여 박수갈채를 받았다.

이번 공연은 다른 해보다 준비과정이 순탄치 않았다. 올해 축제는 여느 해보다 1~2주가량 앞당겨진 가운데 열린데다, 각자 빠듯한 학사일정을 소화해야 했기 때문이다. 멤버 각자 태권도·합기도·유도·검도 등 동아리별 무술시범 준비도 해야 했던 만큼 좀처럼 시간을 내기 어려웠다. 그런 탓에 매일 밤 11시부터 새벽 2~3시까지 밴드실에서 강행군 연습이 이어졌다. 하지만 멤버들은 “즐거워서 하는 음악이니, 이 정도 희생은 아무렇지도 않다”고 입을 모은다.

손희민 회장은 “학내 공연은 물론, 서강대와 연세대 등과도 활발한 교류를 진행하고 있다”며 “졸업하면 경찰청 밴드 ‘비상60’에 가입해 주민들에게 양질의 치안 뿐 아니라 좋은 공연을 선사하고 싶다”고 말했다.

용인=강한수·박성훈기자 pshoon@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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