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한전 몇 개월 다니더니 변했다.” 안 쓰는 전기를 부지런히 뽑고, 문을 활짝 열어 놓은 채 추울 정도로 에어컨을 가동시켜 놓은 상점들을 보고 격분하는 나의 모습을 보고 친구들이 하는 말이다.
작년 9·15 순환정전 이후 여름철 전력수급 상황은 전국적으로 중요한 이슈로 대두되었다. 지난 6월 21일에는 전국에서 시행된 ‘정전대비 위기대응 훈련’을 통해 기업과 국민들에게 전력 수급 비상에 대한 위기의식과 절전 의식을 고취시키고자 하였지만, 안타깝게도 대부분의 국민에게 전기 절약은 ‘나와는 상관없는 일’인듯 보였다.
나 역시 만약 한국전력에서 청년인턴으로 근무한 경험이 없었다면, 우리나라 전력수급 상황에 대해 관심이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예비전력이 관심단계를 지나, 300만kW(인천광역시가 약 한 시간 가량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이하로 내려가는 심각한 상황을 수차례 겪으면서 전 국민의 전기절약 실천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몸소 경험했다. 전력수급 위기 상황 때마다 한국전력 직원들이 주변 관공서나 대형마트에 직접 찾아가 절전 협조를 구하며 숨 가쁘게 대응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자면 형광등 하나, 전기 플러그의 전기 하나도 아쉬운 마음이 들 정도이다.
혹자는 “한 사람이 절약할 수 있는 전기가 얼마나 될 수 있겠느냐?” 라고 비관적인 질문을 던질 수도 있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그렇기에 전기절약은 전 국민의 참여가 필요한 것이고, 한사람의 절전의식이 모여 우리나라 전 국민의 의식이 된다면 어마어마한 전력이 절약될 수 있는 것이다.
안 쓰는 전기플러그를 뽑는 쉬운 일부터 시작해 전기 과소비와 낭비를 최소화한다면 지난해 9·15 블랙아웃과 같은 상황을 다시는 겪지 않을 것이다.
전혜진 한전 인천본부 청년인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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