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유·무의도 등 개발제한 묶여 매년 세금 폭탄만… 빚더미에 경매 내몰려 “모든 것 되돌려 달라” 호소
“땅 부자요? 집도 못 짓는 땅에 매년 세금만 수억원입니다.”
A씨(72·여)는 지난 1982년 남편과 함께 노후를 즐기겠다는 꿈을 안고 고향인 영종도와 가까운 실미도에 땅 2필지(20만9천652㎡)를 샀다.
하지만, 지금은 빚만 40억원에, 매달 2천200만원의 이자를 내지 못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인천시가 1989년 용유·무의도 일대를 관광단지로 개발하겠다며 개발을 제한해 집조차 짓지 못했고, 이후 땅값만 오르더니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 등 계속 세금폭탄만 맞고 있기 때문이다.
A씨는 재산세 5천800여만원과 종부세 1억5천여만원 등 매년 2억원이 넘게 세금을 내고 있다.
결국, A씨는 세금 낼 돈이 없어 땅을 담보로 은행에서 대출받았지만, 대출금 모두를 세금으로 날려 최근 종부세마저 체납한 상태다.
주민 A씨는 “개발, 개발 수십 년간 말뿐인 것에 신물이 난다. 땅을 내놔도 매매 조건이 좋지 않다며 누가 사려고도 안 한다”며 “오는 12월에 또 날아올 종부세 고지서에 벌써 가슴이 막힌다. 제발 좀 모든 걸 되돌려 달라”고 말했다.
용유도에 사는 B씨(55)의 사정도 마찬가지. 조상 대대로 살던 땅이 개발제한으로 묶이면서 세금 폭탄을 피하지 못했다. 지난 2009년 땅 일부를 담보로 은행에서 대출을 받았지만, 이자를 갚지 못해 결국 올해 초 경매에 넘어갔다.
이처럼 인천경제자유구역 내 용유·무의 개발사업이 투자유치에 실패하면서 수십 년간 답보, 토지주와 주민들이 빚더미에 내몰리고 있다.
경제청 관계자는 “토지에 대한 재산권을 제한하다 보니 주민들의 고통이 큰 것 같다”면서 “최근 외국기업의 투자를 약속받는 등 개발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연말까지는 사업계획을 결정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신동민기자 sdm84@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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