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미래 명장’ 키우는 산업기능요원 제도

우리나라는 60여년 전만 해도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중 하나였으나, 당대에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루고 전후(戰後) 최초로 국제사회의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원조를 주는 나라로 발돋움했다. 또한 지난달에는 세계에서 일곱 번째로 ‘20-50클럽’에 가입했다. ‘20-50클럽’이란 1인당 소득 2만 달러, 인구 5천만 명을 동시에 충족하는 나라들을 뜻하는 말로써, 여기에 가입한 나라는 일본, 미국,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 영국 그리고 대한민국 7개국뿐이다.

우리나라는 자동차, 선박 등 공산품뿐만 아니라 문화까지 수출하는 나라로서 지난해 세계에서 아홉번째로 연간 무역규모 1조 달러를 달성하여 명실공히 무역대국의 반열에 올라섰다. 전 세계적인 경제위기 속에서 이룬 성장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훨씬 값진 성과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정부는 그동안 이러한 경제성장을 이루기 위하여 학력 보다는 능력으로 평가받는 사회, 기술인이 높은 존경과 대우를 받는 시대를 열고자 꾸준히 노력해 왔다. 특히 기술 장인을 육성하기 위해 마이스터고를 만들어 집중 지원해 오고 있으며, 실업계 고등학교도 특성화 고등학교로 바꿔서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이에 병무청은 정부의 기능인력 육성정책에 부응하고 중소기업에 실질적 기능 인력을 제공하여 국가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지난해부터 산업기능요원제도를 개선하여 추진하고 있다.

대학생들이 산업기능요원 제도를 단순히 병역의무 이행 수단으로만 활용하고 복학을 위해 산업현장을 떠나버리는 현실태를 개선하여, 특성화고와 마이스터고를 졸업한 사람이 우선 산업기능요원으로 편입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올해부터는 맞춤형 산학연계로 특성화고 졸업생을 채용하고 있는 업체를 우대하여 그 업체에 산업기능요원을 우선적으로 배치하고 있다.

또한 산업기능요원이 선(先)취업 후(後) 진학, 즉 병역의무를 이행하면서 중소기업형 계약학과를 수학할 수 있도록 정부가 70%의 수업료를 지원하여 기능향상과 배움에 대한 갈증을 해소 할 수 있도록 하였다.

P씨는 공업고등학교 전기과를 졸업하고 2001년 병역지정업체에 산업기능요원으로 편입하여 복무하던 중 직장 상사의 권유로 야간대학에 진학하여 전공과 연계된 자동화 관련 공부를 하게 되었다. 복무 만료 후에도 퇴사하지 않고 같은 업체에서 근무하면서 입사한지 10년이 지난 지금은 어엿한 명장이 되어 어머니께 집도 사드리고 가정도 꾸릴 준비가 되었다고 한다. 내년이면 과장 진급을 바라보고 있다는 P씨의 사례는 산학연계 등 특성화고와 마이스터고 졸업생 위주 산업기능요원제도의 비전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 하겠다.

병무청에서는 산업기능요원제도를 조기 정착시켜 많은 특성화고와 마이스터고 학생들에게 특기에 맞는 병역의무를 이행할 수 있도록 병역을 설계할 뿐만 아니라, 성공하는 직업 경로를 제공하여 인생설계를 할 수 있도록 맞춤식 상담을 실시하고 있다. 앞으로도 병무청은 산업기능요원제도가 단순히 현역복무를 대체한다는 것에서 벗어나, 국가경제의 원동력이 될 ‘미래의 명장’ 발굴을 위해 적극 앞장설 것이다. 따라서 중소기업의 기술 선도와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한 핵심인력 육성으로 학력 보다는 능력으로 평가 받는 사회, 기술인이 존경과 대우를 받는 사회를 만드는데 힘을 보태고자 한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가 단기간에 ‘20-50 클럽’에 가입할 수 있었던 것은 우리 국민들에게는 잘하고 싶고, 잘살고 싶고, 잘되고 싶어 하는 강렬한 열망이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로버트 루카스 시카고대 교수는 한국의 성장을 ‘기적’이라고 하였다. 우리는 ‘20-50 클럽’ 가입에 만족하지 않고 온 국민이 힘을 합쳐 ‘30-50 클럽’에 가입하여 그 기적을 다시 한번 이룰 수 있도록 ‘더 큰 대한민국’을 향해 힘찬 발걸음을 내딛을 때이다.

김종호 인천경기지방병무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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