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여성 노인의 사회참여 적극 지원해야

1981년에 66세였던 한국인의 기대수명은 2012년 현재 81세로 증가했다. 한국의 고령화는 서구 선진국들에 비해 비교적 늦게 시작되었지만 현재는 그 속도가 세계적으로 유래가 없을 정도로 빨라 2026년에는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의 20% 이상을 차지할 전망이다.

OECD의 2011년 보고서에 의하면 한국의 노인 빈곤율과 노인 자살율은 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게 나타나고 있다. 인구구조가 변화하고 이와 관련한 문제들이 예견되면서 고령화 관련 정책이 국가 정책의 주된 관심으로 등장하고 고령자에 대한 연구들도 급속하게 이루어지고 있지만 이러한 논의는 일반적으로 노인을 남성 노인으로 전제하는 경우가 많아 여성 노인에 대한 관심과 접근은 상대적으로 미비한 실정이다. 65세 이상 인구 중 60%가 여성이며, 특히 현재의 여성 노인들은 남성 노인들뿐만, 아니라 젊은 층의 여성들에 비해 교육적, 경제적, 정치적, 사회적, 법적 측면에서 사회적 기회들을 상대적으로 적게 얻어왔기에 경제적 빈곤율도 더 높은 실정이다. 정책 지원 대상으로 최근 여러 각도에서 언급되고 있는 독거노인과 관련하여서도 노인 1인 가구의 약 80%가 여성 1인가구이다. 따라서 우리 사회의 노인에 대한 관심과 지원 중 많은 부분은 여성 노인을 향한 것이 되어야 한다.

여성 노인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지원을 여성 노인의 사회참여 측면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여성 노인들을 대상으로 한 ‘활동적 노화’ 관련 각종 연구들은 노인의 사회참여, 예를 들어, 평생학습 참여나 봉사활동 참여, 일자리 참여 등이 그들의 생활만족도를 높이는데 긍정적 영향을 미침을 보여주고 있다. 이 모든 ‘참여’에 공통적으로 들어가 있는 속성은 ‘교류’와 ‘연결’이다. 여성 노인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보다 적극적으로 여성 노인들을 사회적 자원으로 인식하고 사회활동 참여의 기회를 부여함으로써 사회와의 ‘교류’를 지원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여겨진다. 이를 위해서는 여성 노인을 바라보는 사회적 시선부터 재정립하는 접근이 요구된다.

노인은 새로운 지식이나 기술이 젊은 세대에 비해 부족할지 모르지만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경험을 지니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젊은 세대뿐만 아니라 노인 스스로도 자신을 무력한 집단으로 여기는 경우가 많다. 이중 삼중으로 사회적 약자의 위치에서 자신의 능력을 개발할 기회를 갖지 못하고 자신의 능력을 평가절하해온 여성 노인들에게 그들의 잠재적 능력을 고취시킬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여 그들 스스로의 가능성과 힘을 찾고 나아가 사회적으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즉 여성 노인들이 임파워먼트(empowerment)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할 시점인 것이다. 여성 노인 임파워먼트는 여성 노인 뿐만 아니라 모든 사회 구성원의 미래를 위해서 필요한 부분이다.

“어린이는 나라의 미래”가 분명하지만 “나의 미래는 노인”이라는 사실 역시 분명하기에 여성 노인을 사회적 구성원으로 동참시키기 위한 지원과 여성 노인에 대한 인식 개선 노력은 나와 나의 자녀의 미래를 위한 든든한 보험이 될 것이다.

이정의 경기도가족여성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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