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자재로 잔뼈 굵은 인생, 이젠 소외된 이웃 위해 헌신하겠습니다.”
정기종 용인시 새마을회 회장(71)은 ‘대기만성’형 봉사가이다. 환갑이 돼서야 지역사회 봉사에 투신했으니 봉사활동 경력이 이제 갓 10년을 넘긴 셈이다. 70년 인생에서 10년은 그리 길지 않은 시간이지만 그의 봉사활동 경력만큼은 절대 만만치 않다.
지난 2002년 용인경찰서 청소년선도위원으로 봉사활동을 시작한 이래 지난 2008년에는 용인로타리 회장을 역임했고, 용인시 새마을회 임원진의 삼고초려 끝에 이사를 맡아 현재의 회장직에 오르게 됐다.
‘무슨 일이든 남보다 앞장서서 모범을 보여야 한다’는 그의 인생철학이 이같이 굵고 짧은 봉사이력을 만들어냈다.
모든 일에는 때가 있다는 말처럼, 그가 살아온 60년은 나머지 10년의 지역사회봉사를 위한 준비기간라고 할 수 있다.
충북 진천군 광혜원면 죽현리의 한 시골마을에서 자란 정 회장은 피폐한 농촌 사회를 보며 ‘어떻게 가난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에만 몰두했다. 그러면서도 마을 이장을 지낸 아버지 고(故) 정명훈옹이 소외된 이웃을 위한 여러 봉사를 주도하는 모습을 보면서 ‘언젠가 성공하면 반드시 주변에 도움이 되는 이가 되겠다’는 생각을 품었다.
1962년 의정부 미1군단 카투사에서 군생활을 시작한 그는 첫 휴가 당시 방문한 서울 남대문시장에서 대한민국을 움직이는 경제적 원동력을 보게 된다. 제대 이후 곧바로 상경길에 오른 정 회장은 왕십리중앙시장에서 채소장사를 하다가 성남시 수진이고개에서 작은 벽돌공장을 개업, 현재 연매출 50여억원을 구가하는 건축자재 제조업체 ‘일광콘크리트’를 일궈낸다.
젊은 시절을 일에 매진하고 환갑이 되던 2002년, 정 회장은 마침내 어릴적 봉사활동을 하던 아버지를 떠올리게 된다. 때마침 지인이 경찰서 청소년 선도위원 활동을 권유하면서 자연스럽게 봉사를 시작, 로타리클럽 등으로 활동의 폭을 넓혀나가기 시작했다.
정 회장은 특히 지난 2008년 10월 인도네시아에서 255명의 환자에 대한 개안수술로 환자들이 시력을 되찾은 때를 가장 감격스러운 봉사활동의 순간으로 꼽았다.
그는 “지난 5개월간 교복나눔행사와 독거노인 배식, 청소 등 새마을회 사업을 추진해왔지만, 여전히 사각지대에 많은 소외계층이 눈에 띈다”며 “남은 여생 동안 그들에게 힘이 되는 삶을 살고 싶다”고 말했다.
용인=강한수·박성훈기자 pshoon@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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