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나는 전기다’

‘나는 전기다’라는 제목은 글쓰기의 화법에서 ‘전기(電氣)’는 보이지 않지만 마치 움직이는 생물인 것처럼 표현하는 ‘활유법’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지만 사람처럼 표현했으므로 ‘의인법’이 맞을 것 같다.

그런데 왜 전기를 의인화해서 제목을 달았을까? 그것은 인간이 원시시대부터 불을 이용할 줄 알았고 현대 산업사회에서도 인간과 전기를 떼어 놓고는 이 시대를 살아간다고 할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 때문일 것이다.

우리가 도시의 한 가정에서 생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선로를 이용한 필수적인 것 세가지를 공급 받고 있는데 그것은 도시가스와 수돗물, 전기다.

이 세가지는 외부로부터 관을 통해 일정한 공간에서 흘러다니지만 공급이 여의치 않을 때는 가정에서 취사와 수돗물, 전자제품 등을 이용을 할 수 없는 기본적인 의식주 생활이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가 생길 수도 있는 것들이다.

도시가스나 수돗물은 사전에 준비해 저장하면 그런대로 사용할 수는 있으나 평소 아무리 쓰고 남아돈다 해도 저장이 기본적으로 불가능한 것이 바로 전기이다.

이 전기가 불랙아웃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나 혼자가 아닌 전 시민이 함께 참여해야 하는 ‘전기절약’인 것이다.

지난해 9월15일 우리는 대규모 정전이라는 사태를 경험했고 그로 인해 새삼 전기의 소중함을 깨달았으며 지난 6월21일 블랙아웃에 대비하기 위해 전력위기대응훈련을 20분간 실시했다.

그 성과는 화력발전소 10기에 해당하는 전력을 절감한 것으로 분석됐으나 이렇게 절감한 전기는 고스란히 남아 다음에 전기가 모자랄 때 다시 사용하는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지속적으로 매일매일 전기를 절약해야 한다. 지난 훈련 때 기업 등 산업체의 절감기여도가 71%를 차지하였는데 다음에도 또 기업에만 전기를 절약하라고만 할 수 없는 처지이므로 각 가정이나 유통업체, 공공기관 사무실 등에서 누구나 할 것 없이 전기를 절약 해야 할 것이다.

훈련하는 날의 지역 상점들을 둘러보니 각 빌딩이나 유통업체, 음식점에서는 모두 문을 열고 영업을 하고 있었는데 업주들은 “어쩔 수 없다. 문을 닫고 영업을 하면 손님들이 그냥 지나친다”라는 반응이 대부분으로 이같은 부분은 점주뿐 아니라 가게를 찾는 시민 모두가 인식변화도 수반되어야 하는 범시민적인 참여의식수준의 향상이 있어야만 어려운 전력사정을 해결할 수 있는 지름길임을 보여 준 것이다.

이러한 전기절약 캠페인을 소위 ‘국민발전소 건설 캠페인’이라고도 한다. 이번에 보여준 성과를 바탕으로 다소의 불편함이 있더라도 전기를 절약하는 습관을 생활화하고, 전기는 국산이지만 수입되는 원유가 전기로 변하는 것임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것이 이 여름을 이겨나는 한결 시원한 방법이 아닐까?

이성운 안산시청 녹색에너지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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