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어진 철길 수인선, 18년만에 달린다

[현장속으로] 추억 속 ‘수인선 협궤열차’…복선전철로 17년만에 부활

하루 17만명 이용 예상…소래철교 물길·갯벌 아련한 옛 향수 자극

추억 속으로 사라졌던 수인선 꼬마 협궤열차가 17년 만에 다시 찾아왔다.

27일 인천 송도역에서 개통을 3일 앞두고 재단장이 한참인 수인선 열차에 올랐다. 비록 꼬마열차는 현대식 전동열차로 바뀌었지만 ‘수인선’이라는 이름이 가진 아련한 향수 때문인지 열차가 출발할 때는 꼭 ‘칙칙폭폭’ 소리를 낼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송도를 떠난 열차는 순식간에 소래포구에 도달했다. 왼쪽으로는 소래철교를 걸어서 오가는 사람들이 보이고 오른쪽으로는 소래포구로 이어지는 물길과 갯벌, 높다랗게 솟아있는 아파트 단지가 어우러져 바다내음이 날 것 같은 풍경을 만들어냈다.

남동공단을 통과하면서 자그마한 공장들이 부산하게 움직이는 모습이나 연수역 인근의 높은 벽을 타고 오르는 담쟁이덩굴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했다.

송도역에서 오이도역까지 불과 22분, 종전 70분 남짓 지하철과 버스를 갈아타야만 갈 수 있던 곳이 눈 깜짝할 사이에 오갈 수 있는 가까운 곳으로 변했다.

한국철도시설공단은 오는 30일 수원~인천 복선전철 구간 중 송도~오이도 13.1㎞ 구간 8개 역을 우선 개통한다. 이 구간이 개통되면 인천지하철 1호선(원인재역)으로 갈아탈 수 있고 오이도역에서는 서울지하철 4호선으로 갈아탈 수 있게 되니 서울, 인천, 경기권을 오가는 시민들이 훨씬 편리해 질 것으로 보인다.

공단 측은 하루에 17만 3천여 명의 승객이 수인선을 이용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송도~인천(7.4㎞) 구간은 오는 2014년 12월에 개통하고 수원~한대 앞(19.9㎞) 구간은 2015년 12월에 개통할 예정이다.

국내 유일의 협궤철도였던 수인선은 경기만의 소래, 남동, 군자 등의 염전지대에서 생산되는 소금을 수송하고자 지난 1937년에 개통돼 수도권 시민의 발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협궤열차는 통로를 사이에 두고 서로 마주 보고 앉는 구조였는데 상대편 사람의 숨결이 느껴질 정도로 협소해 ‘꼬마열차’라는 별명을 얻었다.

하지만, 지하철 등 다양한 교통수단이 속속 생기면서 승객이 줄어들어 1995년 12월31일을 마지막으로 운행을 중단했다.

공단 관계자는 “새로 개통하는 수인선이 시민의 추억 속에 남아 있는 좋은 모습을 계속 이어갈 수 있도록 안전하고 편리한 열차가 되겠다”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kmk@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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