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시론] 과거에 집착하는 사람, 미래로 나아가는 사람

과거에 집착하는 사람들이 주로 자신에게 던지는 질문은 ‘나는 왜 이럴까?’이다. ‘왜 나는 부자가 아닐까?’ ‘왜 나는 좋은 회사에 다니지 못할까?’ 자신의 삶에 대한 불만족의 원인을 자꾸 찾으려고 하기 때문에 과거에 집착할 수밖에 없다. 현재의 원인은 과거에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부모를 잘못 만났다거나, 친구를 잘못 만났다거나, 사회가 잘못되었다거나, 국가가 이렇게 해서는 안된다거나, 등등 여러 가지 과거의 원인에 초점을 둔다.

과거 원인에 집착을 하는 한, 새로운 삶을 살 수가 없다. 왜냐하면 개인이 자신의 삶에 던지는 질문이 같기 때문에, 돌아오는 대답도 같을 수밖에 없다. 범죄피해자들이나 교통사고 환자들이 이런 경우에 처하는 경우가 많다. “그때 그 길로 안 갔더라면...” “내가 조금만 일찍 나섰더라면...” 등. 이 경우 지속적으로 과거를 떠올리게 되고, 결국 고통을 이겨낼 수가 없다.

새로운 삶을 살고 싶다면…

새로운 삶을 살려면, “내 삶에 주어진 목적은 무엇인가?”하고 묻는 것이다. 내가 미래에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를 찾는 것은 자신의 삶을 완전히 다르게 만든다. 이것은 과거 나의 삶이나, 현재 내가 가진 조건을 뛰어넘게 만든다. 현재부터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가를 분명히 찾을 때 새로운 삶이 시작되는 것이다.

‘프레임’이라는 책에서 최인철 교수는 다음과 같은 사례를 인용했다. 세실과 모리스가 예배를 가는 중, “기도 중에 담배를 피워도 되는가?”에 대한 논쟁을 하게 되었다. 결론을 내리지 못한 두 사람은 랍비에게 물어보기로 했다. 세실이 “기도 중에 담배를 피워도 되는가”라고 묻자 랍비는 “당연히 안된다”고 했다. 그러자 모리스는 랍비를 찾아가 “담배를 피우는 중에는 기도를 하면 안되나요?”라고 묻는다. 랍비는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기도는 때가 장소가 필요없다네”라고 대답을 한다.

삶을 어떤 프레임으로 볼 것인가에 대한 예화이다. 자신의 삶에 대하여 과거 원인만 찾는다면 미래에 새로운 일을 계획할 수 없다. 새로운 질문을 하지 않는 것은 과거 패턴에서 본인이 얻는 무엇인가가 있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자신의 현재 삶이 어려운 이유로 과거를 탓하고 있는 한, 현재나 미래에 새롭게 노력할 필요가 없다. 이 모든 것이 과거 탓이기 때문이다.

과거 집착말고 미래 바라봐야

그러나 과거의 원인을 찾는 것도 자신을 지탱하는 한 방법이 될 수 있지만, 건강한 삶은 되지 못한다. 한국외국어대학교의 박철 총장은 한 강연에서 외대 파업 기간 중, “파업을 다루는 것도 하나의 과업이고, 또 파업이 진행되더라도 학교의 미래를 위해 준비를 하는 것도 또 다른 과업임을 깨달았다”고 한다. 삶은 2중 트랙으로 구성되어 있다. 해야 할 일이 있고, 하고 싶은 일이 있다. 삶에서 닥치는 여러 가지 문제를 다루는 것도 있지만, 삶에서 성취하려는 목적도 있음을 항상 의식하고 있어야 한다. 삶이 던지는 문제를 다 해결했다고 해서 삶의 과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면서, 자신의 삶에서 달성해야 할 과제를 수행해야 한다.

과거만 쳐다보면서 현실과 타협을 하면, 현실을 외면할 수는 있다. 지금의 내가 이렇게 된 것에는 과거와 다른 사람들의 책임이 더 많다는 인식을 가지는 경우, 삶이 자신에게 던지는 과제를 외면하게 된다.

삶의 모든 위기를 해소하고 나면, 이미 자신의 삶은 저만치 앞서가 있게 마련이다. 몸은 컸고 나이는 들었는데도, 과거에 머물러 있었기 때문에 마음은 어린아이에 불과하다. 이런 아이의 발걸음으로는 새로운 미래를 창출할 수 없다. 이제는 미래를 바라보는 마음을 가져보자. 그것이 곤경에 처한 개인을 살리는 길이며, 어려움에 직면한 국가의 가치를 높이는 길이다.

차명호 평택대 상담대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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