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향리 사격장 환경지킴이’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 논란>. 본보 5월 7일 1면 톱기사 제목이다. 화성시 매향리 쿠니 사격장에서 28년간 폭발물 처리반 탄약책임자로 근무하던 74세의 백완기 옹이 지난달 2일 가족들에 의해 정신병원에 강제로 입원됐다는 내용이었다. 백옹은 지난 3월 29일 오후 8시께 백옹의 집으로 찾아온 자식들이 아버지에게 항의하며 냉장고 안에 있던 음식을 이부자리에 던지는 등의 폭행을 일삼았다고 밝혔다.
이같은 자식들의 행동은 백옹이 2007년 3월께부터 교제하면서 사실혼 관계에 있는 B씨에게 최근 자신의 땅 3천여㎡(900평)을 준 사실을 알게됐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백옹은 자식들이 자신을 폭행했다며 이웃 주민에게 신고를 부탁, 경찰이 출동했다. 반면 백옹의 자식들은 같은 날 자신들도 폭행을 당했다며 백옹을 폭행혐의로 맞고소하기도 했다.
백옹은 본보 기자와의 전화통화를 통해 “자식들이 밤에 찾아와 당신 3일 후면 인생 끝났어’라고 말한 뒤 2일 오전 구급차가 와 데려갔다”며 “ 분명 자식들이 합심, 재산을 탐내면서 강제로 정신병원에 입원시켰다”고 주장했다. 백옹의 여동생은 “당신들 아버지가 한 여자한테 미쳐 전 재산을 날리면 가만히 있겠냐”고 말했다고 한다. A 병원은 “백옹이 조울증과 행동장애 증세 이외에는 대인관계나 판단력 등 전체적으로 양호한 상태여서 가족 동의만 있다면 통원 치료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매향리 환경지킴이’ 정신병원 강제입원 논란 일자 경찰, 한 달 만에 ‘뒷북 수사’>, <본보 취재 들어가자… 가족들 돌연 퇴원 결정> . 본보 5월8일 1면 톱기사 큰 제목, 작은 제목이다. 경찰이 백옹과 자식들의 폭행사건을 제대로 수사하지 않고 사건을 종결한 것으로 드러나 부실수사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는 기사였다. 이에 대해 화성서부경찰서는 “사건 당시 자식들도 아버지의 처벌을 원하지 않고 백옹도 진단이 내려진 상태에서 정신병원에 입원, 본인 진술의 신빙성이 없을 것으로 보고 사건을 종결하게 됐다”고 밝혔다. 한편 백옹의 증세가 심각하다며 입원치료의 당위성을 주장해 왔던 병원측과 가족들은 본보의 취재와 경찰의 뒤늦은 수사착수 이후 돌연, 백옹을 퇴원시키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져 강제입원 의혹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A병원은 “가족들의 동의와 의사에 판단에 따라 통원치료를 조건으로 퇴원을 시켰다”고 말했다. 본보>
<‘매향리 환경지킴이’ 강제입원 한 달여 만에 집으로… “지옥같았던 시간 잊고… 매향리 포탄 제거 힘쓸 것”>. 본보 5월9일자 1면 톱기사, <백완기옹 정신병원 입원 한 달 ‘인권’은 없었다. “손발 묶고 안정제 투여도”> 6면 톱기사 제목이다. 한 달여를 보낸 정신병원 입원실에서 해방됐다는 기쁨을 감추지 못한 백옹은 “경기일보를 통해 새 삶을 얻게 돼 매우 기쁘다. 앞으로 자식들과의 관계개선은 물론 매향리 포탄 위험성을 알리고 대책을 마련하는 데 일조하고 싶다”며 “병원에 입원해 있으면서 상당수의 사람이 최소한의 인권을 보장받지 못한 채 억울하게 입원, 고통을 받는 것을 직접 체험했다”고 폭로했다. 하지만 A병원은 “독방은 전문용어로 안정실이며 환자 본인과 다른 환자를 보호하기 위해 일정 시간 안정실에 보내는 것은 치료의 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백완기옹>
<매향리, 우리의 전쟁은 끝나지 않았다. 포탄 잔해물 수거했다더니… 갯벌 곳곳 ‘시한폭탄’> 본보 5월 10일 1면 톱기사 제목이다. 국방부가 2010년 지면과 갯벌 상층부에 대한 사격 잔재물 수거·제거작업을 완료했다고 공식 발표했으나 바닷물이 빠진 농섬 주변에는 녹슨 500파운드 포탄, 30㎜ 발칸포 탄알, 2.75인치 WP로켓포, 5인치 로켓포 등 수십여개의 사격 잔재물이 흉물스럽게 방치돼 있었다. 정신병원에서 퇴원한 다음날인 8일 백옹은 “눈에 보이는 것만 조금 치웠다고 끝날 문제가 아니다. 군 당국의 안전불감증이 매향리에 큰 재앙을 몰고 올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매향리,>
매향리 주민 백완기라는 개인을 둘러싼 4일간 본보의 심층·밀착 취재 보도는 믿기 싫은 한 가정의 우울한 내막, 아직도 개선되지 않은 정신병원의 실상, 여전히 아쉬운 경찰의 수사력, 지금도 위험이 상존하는 매향리의 현실을 연속적으로 드러낸 지상드라마였다. 석연찮은 일부의 변명이 있었으나 본보 기자들의 취재와 보도는 모순 많은 우리 사회의 진실을 명명백백하게 밝혔다. 그 노고가 지대하였다.
임병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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