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가정의 달에 부치는 ‘가족 공동체’의 소중함

황선학 지역사회부장 2hwangpo@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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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의 달’인 5월은 어린이날(5일), 어버이날(8일), 가정의날(15일), 성년의날(21일) 등 1년 열두달 가운데 가정과 관련된 행사가 가장 많은 달이다. 5월이 가정의 달로 지정된 것은 사회 구성의 시발점인 가정의 소중함을 되새기고, 개인화 추세의 현대 사회에서 가정의 구성원 간에 돈독한 가족애를 나누며 단란한 한 달을 보내라는 의미에서다.

부부·자식·부모 등 가족이 공동 생활을 하는 장소의 의미인 가정(家庭)은 한 사회와 국가를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따라서 ‘건강한 가정’, ‘단란한 가정’은 가족 구성원의 욕구가 충족되고, 인간다운 삶이 보장돼야 한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어리석게도 가정의 소중함을 잃고 난 뒤에야 그 소중함과 가치를 알게 된다. 가족과 가정에 대한 소중함을 항상 생각한다면 가정의 달과 각종 기념일이 특별할 것이 없다. 그만큼 가족과 그 구성원이 속한 가정은 1년 열두달 어느 한 날도 소중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부분 사람들은 가정의 달 기념일에 꽃과 선물 등을 전달하며 그 날 만이라도 해당 가족 구성원을 위하고 기념하면서 즐거운 한 때를 보내고 있다.

정부가 가정의 달을 제정한 것은 가정의 소중함을 느끼고, 진정한 의미를 되새기자는 뜻에서였으나, 최근 들어 국가와 사회의 출발점으로 소중한 가치를 지닌 가정이 늘어나는 이혼과 가정폭력, 경제적 파탄 등 여러 이유로 인해 위기를 맞고 있다.

이 가운데 가장 큰 이유는 부부와 부모-자식 간의 갈등, 이로 인한 가정폭력이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2010년 여성가족부의 전국가정폭력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부부폭력률은 53.8%, 신체적 폭력 발생률은 16.7%로 나타났고, 결혼 이후 평생 동안 신체적 폭력 발생률은 23.5%, 정서적 폭력 50.7%, 경제적 폭력 13.9%, 성학대 13.5%로 드러났다.

결국 가정 폭력과 부부갈등은 이혼으로 이어져 결손가정과 소년소녀가장이 늘어나고 있는 원인이 되고 있다.

또한 최근 우리사회의 큰 문제로 화두가 되고 있는 학교폭력 문제도 결국 그 원인은 가정에서 비롯됐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핵가족 사회가 되면서 대부분의 가정들은 1~2명의 자녀만을 두게됐고, 따라서 자녀들의 수가 적다보니 자연스럽게 애지중지 키우느라 예전처럼 우리와 우리의 부모들처럼 엄격한 가정 교육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가정이 위 사회의 기초가 되듯이 교육 또한 가정에서 가장 먼저 이뤄지게 되고, 특히 인성교육은 유아기에서부터 가정에서의 교육이 필요한데 핵가족화에 따라 이를 도외시하면서 우리 자녀들의 인성교육이 점차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가정교육 다음으로 인성교육을 할 수 있는 곳이 학교이지만, 최근 학생인권조례의 제정 등에 따라 학생들을 학교와 교사가 통제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나는 경우가 많아졌을 뿐만 아니라 일부 학부모들의 과도한 간섭 등으로 인해 교권이 무너지는 등 인성교육이 빛을 발하지 못하고 있다.

반면 각종 게임과 만화·영화 등 폭력물에 노출된 청소년들의 폭력성은 날로 심화되고 있고, 결국 사회 문제화가 되고 있는 것이다.

이와 함께 ‘물질 만능주의’에 따라 부모와 자식 또는 형제간 재산 상속 등 금전문제를 둘러싼 존비속에 대한 폭력과 최근 잇따르고 있는 살인 등 오랫동안 지켜져온 사랑과 행복이 담긴 가정이라는 혈육 공동체가 무너지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에 직면해 있다.

‘가정의 달’인 5월을 맞아 기념일에 선물을 사주고 아이와 부모에 대한 사랑과 공경심을 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영원토록 지속될 ‘가족 공동체’의 소중함을 되새길 수 있는 소통과 대화의 시간을 갖는 것도 의미있는 가정의 달을 보내는 한 방법이자 우리 사회와 국가를 건강하고 아름답게 발전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다.

황선학 지역사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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