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매몰지 침출수 빗물따라 그대로…

김포, 유공관 덮개 없이 방치·호우 대비 안해… 하천·농지 2차 오염 비상

김포시가 하성면의 한 구제역 매몰지 관리를 엉망으로 벌이면서 침출수 유출은 물론 주변 토지와 하천 및 축산농가의 2차 오염까지 우려되고 있다.

 

특히 김포시는 지난해 매몰지 관리를 허술하게 했다며 경기도로부터 기관경고까지 받았던 것으로 드러나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2일 경기도와 김포시 등에 따르면 김포시 하성면 전류리의 한 축산농가 인근의 구제역 매몰지가 훼손, 주변 농지 등에 침출수 유출 등 환경오염이 우려되고 있다.

 

한우 51두를 키우던 이 축산농가는 지난해 1월 11일 구제역 파동으로 농장 변두리 약 80㎡의 땅에 51두의 한우를 모두 매몰시켰으며, 이 매몰지에는 침출수 등이 빠져나오는 유공관이 3개 설치됐다.

 

농림식품부의 구제역 긴급행동지침에 따라 유공관 바닥 및 상부에는 마개가 설치돼 있어야 하며, 상부 마개에는 잠금장치를 부착하고 담당기관 연락처 등을 표기해야 한다.

 

하지만 최근 이 유공관 중 1개가 부러지면서 외부로 노출됐고 또 다른 유공관은 덮개 없이 방치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더욱이 김포시는 이들 유공관의 상부 마개를 잠금장치도 없는 플라스틱 쓰레기통으로 덮어 놓았으며, 악취 제거를 위해 뿌려야 할 톳밥과 집중호우를 대비한 비닐 덮개 역시 설치하지 않는 등 허술하게 관리하고 있었다.

 

게다가 이 축산농가는 매몰지와 5m도 떨어져 있지 않은 축사에서 재입식을 통해 현재 41두의 한우를 키우고 있으며, 매몰지 바로 앞은 지방하천과 약 1천500㎡의 농지가 자리하고 있어 2차 오염까지 우려되고 있는 실정이다.

 

인근 주민 A씨는 “소를 묻은 매몰지 PVC파이프가 훼손돼 있어 비만 오면 주변 지방하천과 농지에 침출수가 흘러들어 악취가 진동한다”고 말했다.

 

현재 김포지역에는 총 129곳의 구제역 매몰지가 위치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포시 관계자는 “구제역 매몰지가 훼손됐다는 이야기를 듣고 곧바로 점검에 나섰으며, 현재는 보수보강이 완료된 상태”라면서 “지난해 3월부터 사후관리팀을 운영 중이지만, 인원이 부족해 매월 2회씩 현장점검을 하는데 그치고 있다”고 해명했다.

 

안영국기자 ang@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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