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프리즘] 경기도, 농업한류의 본원지로 육성하자

현재 많은 개도국들은 세계에서 가장 못사는 개도국에서 50년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선진국 문턱까지 성장한 한국의 개발경험을 배우기를 열망하고 있다. 특히 필리핀, 파라과이, 짐바브웨 등 많은 개발도상국들이 한국의 높은 농업기술과 개발 경험을 배우고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전체인구의 3/4이 농촌 주민이고, 2/3가 농업에 종사하는 저개발국의 농업발전을 위한 국제사회의 지원은 어떤 분야보다도 절실하다. 이미 우리가 오래전에 경험했듯 저개발국가에서 농업기술보급, 품종개량, 농업기계화 등을 통한 농업생산성 향상과 농촌 생활환경 개선은 기아와 빈곤해결, 기본적 생존권 보장 차원에서 가장 시급한 과제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우리나라는 높아진 국제적 위상에 걸맞게 개발도상국들에 대한 국제농업협력을 강화하고, 관련 정책, 전략을 적극적으로 개발하고 추진해 나가야 한다. 국제농업협력은 국제사회에서 우리나라의 경제ㆍ정치적 목소리를 높이고, 다른 국가의 신뢰와 지지를 확보하면서 국가의 품격을 제고하는 중요한 방편이다. 미국, 일본 등 주요 선진국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저개발국의 농업과 농촌분야에 대한 공적개발원조(ODA)를 통해 자국의 국가브랜드와 품격을 제고하고, 궁극적으로 자국의 이익을 확보해 왔다.

국제농업협력, 국가 위상 제고 방편

 

사실 우리의 선진화된 농업기술과 성공적인 농업개발 경험은 많은 개발도상국들이 배우고자 하는 성공사례로서 어떤 분야보다 국제협력이 활발히 이뤄질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성공가능성도 큰 분야다. 예를 들어 현재 농촌진흥청이 미얀마, 알제리, 에티오피아 등 15개 개도국에 설치·운영 중인 해외농업기술센터는 현지 맞춤형 농업기술 지원으로 괄목할 만한 성과를 창출, 우리나라 국가 이미지 제고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국제농업협력 활성화를 통한 대개도국 농업발전에 대한 기여는 중장기적으로 한국경제에도 크게 도움이 될 수 있다. 우선 개도국에 대한 농업기술협력은 다양한 작물과 축종에 대한 국내 관련분야의 기술발전에 기여한다. 특히 우리나라에 없는 농업유전자원에 대한 연구를 통해 기후변화에 따른 작부체계의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면서 국내 농업기술의 발전과 농업생산성 증진토록 할 수 있다.

 

또 우리나라로부터 지원을 받은 개도국에서 한국에 대한 우호적 분위기가 조성됨으로써 해당국에 진출하는 한국 기업들의 영업환경이 개선될 수 있다. 개도국 농업기술협력과정에서 발생하는 한국산 종자, 비료, 농기계 등 농업용 원자재 수요를 높이고 비농업용 한국산 제품의 선호도가 증대하는 효과다.

 

즉, 국제농업협력을 통한 대개도국 농업기술지원은 수원국의 기아·빈곤 퇴치, 농업생산성 증진과 농가소득 향상을 통해 개발도상국에게 큰 도움을 주는 경제적 효과뿐 아니라 우리나라의 자원외교ㆍ미래시장 확보, 농업분야 리더국가로서 위상과 국격을 제고할 수 있는 윈-윈 전략이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국제사회로부터 식량원조를 받던 최빈국에서 반세기만에 식량공여국으로 탈바꿈한 세계 유일의 나라로서 많은 개도국들의 희망이자 롤모델이다. 향후 효과적인 국제농업협력이 추진된다면 현재 국제사회에 불고 있는 ‘K-POP’ 열풍을 넘는 ‘농업한류’ 의 조성과 확산이 가능하다.

道, 개도국 농촌개발 선봉에 서자

 

수원은 우리나라 농학의 발원지이자 터전이다. 최초의 근대 농학교육이 서울대 농대가 위치한 수원캠퍼스에서 시작됐고, 국가적 농업연구와 기술보급이 농촌진흥청을 중심으로 이뤄져왔다. 지금까지 경기도가 국민의 먹거리 해결과 농업선진화의 핵심적 역할을 수행해 온 것처럼 이제는 못사는 개도국의 식량난 해결과 농촌개발의 선봉에 서서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국격을 제고하는 농업한류의 본원지 역할도 시작할 시점이다.

 

임정빈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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