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속으로] 조금 싸지긴 했지만… 가격인하 체감못해
인하 폭·품목 적어 대부분 자체 할인행사발효전 통관 물품 많아 당장은 효과 없어
“FTA하면 가격이 확 내려간다더니, 물가 높은 건 여전하네요.”
한미FTA가 지난 15일 오전 0시를 기점으로 발효되면서 미국산 오렌지, 체리, 포도, 레몬, 와인, 소고기 등에 붙던 관세가 없어지거나 인하됐다. 그러나 인천지역 소비자들은 가격이 내린 품목 수가 적고, 인하폭이 크지 않다며 가격 인하를 체감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20일 오후 3시께 인천 중구의 한 대형마트. 이곳에 진열된 미국산 오렌지는 1봉 기준 7천900원으로 발효 이전인 일주일 전의 8천990원보다 10%가량 인하해 판매하고 있었다.
오렌지 유통과정상 아직 발효 이후 통관 물품들이 진열되지 않아 각 매장에서 자체 할인행사를 벌이고 있는 것이다. FTA로 인한 가격 인하는 아닌 셈이다.
매장을 찾은 고객 K씨(여·40)는 “FTA발효 소식을 듣고 미국산 오렌지의 가격이 많이 낮아질 거라 기대했다”며 “조금 싸지긴 했지만 그다지 체감할 수 있는 정도는 아니다”고 말했다.
비슷한 시각 부평구의 한 대형마트도 마찬가지. 미국산 딸기, 소고기, 맥주 등을 매장 자체 할인행사하고 있지만, 고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진 못했다. 미국산 상품들이 조금 싸지긴 했지만 호기심에 살펴보는 고객들만 간혹 있을 뿐, 미국산 농산물에 대한 선호도가 낮아 구매 고객은 적었다.
고객 P씨(여·54)는 “어떤 상품들이 있나 보긴 했는데 평소에 특별히 찾는 상품들은 없었다”며 “딸기는 국산 딸기를 더 알아주고 와인은 유럽 쪽을 더 알아주는데 굳이 미국산을 살 필요를 못 느끼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매장 관계자는 “발효 이전에 통관된 물품들이 아직 많아, 가격 인하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며 “소비자들이 당장 인하 효과를 기대하기보다는 장기적으로 봐야 느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박용준·신동민기자 sdm84@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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