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토요프로그램 불만 자녀들 주말에도 학원行 “50만원 더 들어” 가계 휘청
“이제는 아이들을 주말학원에까지 보내야 한다니 공교육이 원망스러울 뿐입니다.”
이달부터 경기지역 뿐만 아니라 전국 일선 학교에 주5일 수업이 전면 실시되면서 학부모들이 우려했던 ‘사교육비 폭탄’이 현실화되고 있다.
학교에서 마련하는 토요일 프로그램이 학생들의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하면서 학생들이 대입준비를 위해 사교육에 기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수원에서 고등학교 1학년·중학교 2학년생 두 아들을 키우고 있는 A씨(51·여)는 남편과 맞벌이를 하며 월 500여만원을 벌고 있지만 두 아들의 사교육비 부담이 점차 늘어나면서 허리가 휠 지경이다.
지금까지는 두 아들 영어·수학과목 학원비로만 매달 100만원이 넘게 들어갔지만 이달부터 주5일 수업이 학교에서 전면 실시되면서 주말학원비로 50여만원을 더 부담하게 된 것.
학교에서는 체육프로그램, 예체능 등 토요프로그램을 마련했다는 통보를 받았지만 두 아들 모두 만족하지 못하면서 주말에도 학원신세를 지게됐다.
이 때문에 A씨 부부는 아이들 교육비로만 월급의 3분의 1 이상이 지출되면서 매달 기본적으로 들어가는 생활비를 줄이고 그동안 조금씩 해왔던 저축도 불가능하게 됐다.
게다가 일선 학원에서는 주5일 수업 현실의 틈새를 노리고 토요반, 주말반, 주말 특강 등으로 학생들을 끌어들이고 있어 A씨 부부는 학원비 부담이 더 늘어날까 걱정이 태산이다.
실제 수원 장안구, 영통구 학원가에서는 기존의 주말 오후 수업을 오전까지 늘려 국·영·수 주요과목 뿐만 아니라 논술, 대입전략 특강, 예체능 주말 특강 등 각종 주말반 모집과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A씨는 “아이들이 학교에서 마련한 토요프로그램은 학교 정규과정 복습에 불과하다 하고 대부분 예체능 프로그램이라 스스로 학원가길 원한다”며 “이제는 주말학원까지 교육비로만 매달 수백만원이 들어가는데 저축은 꿈도 못꾸고 부모님 용돈도 못드리는 형편이 됐다”고 말했다.
한편, 교육과학기술부가 주5일 수업제 전면시행 이후 두번째 토요일인 지난 10일 학교 토요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비율을 조사한 결과, 경기지역 전체 학생 중 7.7%만 참여했으며, 이는 전국평균 13.4%보다도 크게 낮은 수준이다.
오영탁기자 yto@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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