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만원 학자금 대출 갚느라 생계형 알바 끈 못놔
“대학교 졸업장과 함께 얻은게 수천만원 빚인데 취업준비는 어떻게 하란 말입니까“
본격적인 취업준비에 나선 대학졸업생들이 수천만원에 달하는 학자금대출금 때문에 제대로 된 취업준비조차 못하는 씁쓸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최근 경기대학교를 졸업한 이종우씨(26)는 “대학교 졸업으로 얻은 건 빚 뿐”이라며 푸념했다.
이씨는 대학시절 8학기 중 5차례에 걸쳐 2천여만원의 대출을 받았지만 취업하기 전 갚아야하는 매월 20여만원의 이자때문에 생계형 아르바이트를 계속해왔다.
학기 중에는 수업 시간을 피해 편의점, 커피숍, 도서관에서 일을 하고 방학기간에는 공장이나 공사현장에서 막노동까지 해가며 생활비를 벌어왔지만 대출이자와 교재구입비, 휴대폰비용 등 기본적인 지출을 감당하느라 저축은 꿈도 못꿨고, 취업준비를 위한 스펙쌓기와 해외유학은 일찌감치 포기하며 살아왔다.
특히 이종우씨는 졸업이후 본격적인 취업전선에 나섰지만 매월 납부해야하는 이자 때문에 편의점 아르바이트의 끈을 놓지못하고 짬짬이 시간을 내 학교도서관에서 취업준비를 하고 있다.
그는 “취업을 위해 토익, 자격증 학원에 다녀야 하는데 대출금 이자를 갚는데만도 일정한 수입이 있어야 해서 아르바이트를 계속하고 있다”며 “요즘 대부분의 학생들은 생계형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제대로 된 취업준비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경기대에 재학중인 이건상 학생(23)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4학기 동안 받은 대출금이 1천500여만원이어서 매달 이자만 10만원 이상 부담하고 있다.
이건상 학생은 “학자금대출을 받은 친구들은 신용불량자가 되지 않기 위해 이자를 열심히 갚아나가느라 대학생활을 즐기기조차 어렵고, 학업이나 취업준비에도 지장이 크다”며 “취업후에도 월급 대부분이 대출금 원금으로 빠져나갈텐데 돈을 언제 모을지 막막하다”고 말했다.
정부에서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고자 국가장학금을 지급하고 있지만 혜택을 받는 학생도 미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안민석 의원(민)이 최근 한국장학재단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국 335개 대학 중 학교의 장학금 확충 노력을 인정받아 국가장학금 예산 전액을 받은 대학은 42.7%(143개교)에 불과했다.
오영탁기자 yto@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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