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장·담임 등 ‘이중직책’에 업무가중 “상담 집중할 시간 보장·예산지원” 요구
중·고등 학생들의 진로진학 상담을 적극 지원키 위해 경기도교육청이 배치한 ‘진로진학 상담교사’들이 각종 업무부담에 시달려 본연의 업무에 집중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해당 교사들은 상담시간을 보장과 예산지원을 요구하고 있다.
5일 경기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도교육청은 학생들의 진로교육 활성화를 위해 지난해 9월 214명의 ‘진로진학 상담교사’를 선발해 일선 중·고등학교에 발령하고, 올해에도 365명을 배치했다.
도교육청은 현재까지 총 579명의 해당 교사들에 대해 600시간의 진로진학 연수를 실시하고, 학교에서 학생들의 진로와 진학 상담을 담당하도록 했다.
하지만 정작 일선학교에서는 이들 교사들에게 학생부장, 환경부장, 학년부장, 담임 등 이중직책을 부여하면서 교사들은 각종 업무에 시달리고 있다.
실제 안양의 A고등학교 한 진로진학 상담교사는 지난해 2학기부터 환경부장 역할을 동시에 맡으면서 주당 10시간의 교과수업 외에 교내 청소, 분리수거 등에 신경쓰느라 상담업무에 집중하지 못하고 있었다.
용인의 B고등학교 교사도 고3부장 역할을 수행하느라 무려 600시간 동안 교육을 받았던 상담업무의 지식은 학생들에게 제대로 알려주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특히 상담시간 부족문제를 인지하는 일부 상담교사들이 자발적으로 ‘진로상담 품앗이’를 만들어 학교별로 돌아가며 상담을 벌이고 있지만 시간부족, 학교측의 비협조적인 문제로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안양 A고교의 상담 교사는 “진로진학 상담이 학생들에게 실제 도움이 되기 위해서는 학부모와 학생간 교차상담이 이뤄져야 하고, 급변하는 교육과정에 맞는 분석과 학생 맞춤형 상담을 위해 충분한 시간이 주어져야 한다”며 “이를 위해 학교에서는 상담교사들의 업무시간과 연구시간을 보장하고, 진로 행사활동도 할 수 있도록 예산을 지원하는 체계가 구축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도교육청 관계자는 “진로진학 상담교사들이 상담시간을 보장받기 위해서는 법제화가 필요하지만 그렇지 못해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며 “일선 학교에서 상담교사들에 대한 업무시간을 보장해 학생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오영탁기자 yto@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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