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수지 목마른 이유 늑장행정도 한몫?

팔당원수 공급 배관공사 끝내고도 인사 등 이유로 계약 지연

110만 수원시민의 비상급수지인 광교저수지 담수량 3분의 2가량 줄어들어 유사시 식수 대란(본보 2월 29일자 5면)마저 우려되고 있는 가운데, 수원시의 늑장 행정도 이에 한몫을 했다는 지적이다.

 

올해 들어 유입량이 전혀 없는 광교저수지가 수원천 생태유지를 위해 하루 3천t의 물을 배출하고 있는데다, 팔당원수를 수원천에 보낼 배관공사를 끝마친 시가 행정처리 지연으로 한국수자원공사와의 계약조차 검토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129일 수원시에 따르면 시는 최근 2개월동안 강우량이 평년(150㎜)의 2.6% 수준인 4㎜에 그치면서 광교저수지 담수량의 3분의 2가 사라진 상황에서도 수원천의 생태유지를 위해 하루 3천t의 물을 방류하고 있다.

 

더욱이 시는 한국수자원공사가 t당 213원 판매하는 팔당원수를 도심하천 생태유지용으로는 절반 가격인 t당 110원에 공급키로 하자, 지난 1월 한 달 동안 약 4천만원의 예산을 투입해 광교정수장과 수원천을 잇는 길이 130m, 지름 300㎜의 배관공사를 끝마쳤다.

 

하지만 시는 공사완료 후 한달이 지난 현재까지 대규모 인사 등을 이유로 업무인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팔당원수 공급계약을 검토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게다가 배관공사는 하수과, 공급계약은 물관리과, 실제 팔당원수 배출은 상수도사업소에서 관리하는 복잡한 행정절차와 각 부서 간의 협의조차도 매끄럽게 진행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하수과에서는 배관공사를 완료했기에 물관리과에서 계약만 하면 바로 수원천에 팔당원수를 공급할 수 있다는 견해를 밝힌 반면, 물관리과는 하수과에서 이에 대한 어떠한 검토의견도 보내오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시 물관리과 관계자는 “팔당원수 공급계약과 관련해 타 부서에서 아무런 이야기를 듣지 못했다”면서 “필요하다면 추경예산을 확보해 공급계약을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광교산 정상부터 수원비행장까지 이어지는 13.31㎞의 수원천에는 현재 어류 11종 등 총 55종의 동식물이 생태계를 이루고 있다.

 

안영국기자 ang@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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