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교저수지 녹조현상 ‘몸살’

겨울 가뭄에 메마른 바닥 드러내 흉물로… 비상시 식수대란 우려도

때아닌 겨울 가뭄이 지속되면서 광교저수지 수량이 3분의 2가량 줄어들어 바닥이 갈라지고 녹조현상이 나타나는 등 몸살을 겪고 있다.

 

더욱이 광교저수지는 지난 1971년부터 수원시민의 비상급수지로 이용되고 있어 유사시 식수 대란마저 우려되고 있다.

 

28일 오전 11시 수원시 장안구 상광교동 광교산 아랫자락에 있는 광교저수지.

 

빼어난 경관과 푸른빛 풍부한 수량으로 주변 광교산과 광교 쉼터 등을 찾은 많은 시민의 사랑을 받던 광교저수지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었다.

 

대신 진한 녹색 빛으로 물든, 그것도 30만9천210㎡의 저수지 면적 가운데 3분의 2가량이 메마르고 갈라져 모랫바닥으로 변해버린 흉물스러운 저수지만 눈에 띌 뿐이었다.

 

이 같은 상황은 지난 1월 1일부터 현재까지 두달 동안 내린 누적 강우량이 고작 4㎜(평년 150㎜의 2.6%)에 그치면서 저수지로 물이 유입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저수량도 297만3천t에서 122만3천t으로 절반 이상 떨어졌다.

 

더욱이 오래전부터 말라버렸는지 저수지 바닥에는 무성한 잡초와 갈대가 숲을 이루는 등 저수지가 아닌 나대지를 방불케 했다.

 

광교산 정상에서부터 저수지로 물이 유입되는 폭 3m가량의 물길 역시 가뭄 탓에 물이 흐르지 못하는 것은 물론, 고인 물도 마르는 상황이었다.

 

저수지를 진한 녹색 빛으로 물들인 녹조현상은 주변 축사와 음식점, 주말농장 등에서 유입된 부유물 등이 강우량 부족으로 오랜 기간 흐르지 못하고 정체되면서 식물성 플랑크톤이 대량증식해 하면서 나타나기 시작했다.

녹조는 물색을 변하게 하는 것은 물론이고, 건강상 위협 또는 군내를 발생시켜 음용의 가치를 떨어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를 아는지 모르는지 청둥오리 6마리가 녹조로 가득한 저수지 위를 떠다니며 연방 물속에서 무엇인가를 찾아 먹고 있었다.

 

광교 쉼터를 즐겨 찾는다는 J씨(58·여)는 “3~4년전부터 광교 쉼터에서 산책과 운동을 즐기고 있지만, 요즘처럼 광교저수지 물이 마르고 녹색으로 변한 것은 본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시상수도사업본부 관계자는 “최소 수심이 12m는 유지해야 하는데, 강우량이 적다 보니 9m까지 떨어졌다”면서 “비가 와야 상황이 나아질 텐데 마음 같아서는 기우제라도 지내고 싶을 정도”라고 말했다.

 

안영국기자 ang@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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