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O나 FTA를 통한 시장개방 확대 추세로 국내 식품시장에서 국내외 식품기업들의 경쟁이 심화되고, 이미 포화상태에 달한 국내 식품시장에서 우리 식품기업들이 성장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대두되고 있다.
지금부터라도 한국식품의 국내외시장 수요를 공고화할 수 있는 전략적 기반, 소비촉진 조성 전략 마련이 필요하다.
우선 국가간 국경 없는 무한경쟁이 빠르게 진행되는 상황에서 네슬레, 다농, 코카콜라 등 글로벌 식품기업과의 경쟁에서 국내 식품기업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해외진출 활성화가 필수적이다.
특히 한계에 달한 내수시장을 극복하고 글로벌 식품기업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국내 식품기업들이 해외기업 인수합병(M&A)를 통해 전략적으로 해외에 진출하고, 이를 통해 해외시장을 공략함으로써 새로운 신수요 신시장을 창출할 필요가 있다.
해외기업 인수합병(M&A)은 포화상태에 이른 내수 의존도를 낮추고 해외 판로를 용이하게 개척할 수 있는 주요 전략의 하나이다. 실제 글로벌 식품기업은 해외기업의 인수합병으로 성장해왔다.
매출액이 삼성전자와 비슷한 세계 1위 식품기업인 스위스 네슬레는 1983년 이후 193개의 해외기업을 M&A를 통해 인수했다. 프랑스의 세계적 유제품회사인 다농도 지난 20년 동안 81개 기업을 인수, 유럽의 대표적 식품기업으로 성장했다.
해외 기업에 대한 전략적 M&A는 잘만 하면 적은 재원으로 해외매출을 늘리고, 브랜드, 시너지 효과를 통해 기업의 국제경쟁력을 빠르게 강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M&A로 해외판로 용이하게 개척
특히 국내 식품기업의 해외 M&A는 신규사업 참여에 소요되는 기간 및 투자비용의 절감, 외국기업의 선진기술 및 경영 노하우의 습득, 전문인력 및 기업의 대외신용 확보 등의 긍정적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물론 해외기업에 대한 전략적 인수합병이 핵심 사업에서 벗어난 경우 자금, 역량, 경영자의 관심이 분산돼 본업의 경쟁력이 오히려 약해질 수 있다는 단점과 위험 요인도 존재한다.
하지만 이미 국제경제가 글로벌화되면서 세계적으로 국경간 M&A가 활성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위와 같은 부정적인 측면은 해외 M&A시 고려하거나 해소할 과제이지 해외 M&A를 포기하거나 자제해야 할 이유가 될 수 없다.
해외 M&A는 외국에 이미 설립된 기업을 인수하는 것으로 초기 설립비용이 들지 않고 인력, 생산라인 등의 확장을 꾀할 수 있으며, 투자 후 조기에 정상조업이 가능하다는 것도 장점이다. 특히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싼 가격에 유망한 해외식품 기업의 매물이 많이 나오고 있어 우리 식품기업의 해외 M&A는 좋은 기회를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우리기업 지원체계 구축 힘써야
일본의 유명 맥주·음료회사 아사이그룹은 최근 호주와 뉴질랜드의 음료회사를 인수해 오세아니아 시장 확보에 노력하고 있다.
중국 식품기업 광명그룹도 2011년 호주 유제품 식품회사 마나센(Manassen)의 지분 75%를 인수하고 글로벌 식품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해외기업 M&A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러한 글로벌 식품기업과 일본과 중국 식품기업들의 공격적 해외 M&A 움직임은 한국 식품기업들에게도 큰 위협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우리 식품기업들도 해외신시장, 신수요 창출을 위해 전략적으로 해외식품기업 M&A에 나설 때다. 정부도 국내 기업들이 해외 M&A에 적극 나설 수 있도록 전문인력 양성체계 구축, 해외기업 정보수집과 분석기능 강화, M&A 활성화를 위한 펀드 조성 등 더 많은 정책적 노력을 기울여 나가야 할 것이다.
임정빈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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