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멘트 “원가 치솟아” 레미콘 “팔수록 손해” 건설사 “공사 없는데”
관련업계 “양보 못한다” 배수진… 해법 못 찾아
레미콘 공급중단 사태는 시멘트 가격인상을 놓고 시멘트·레미콘·건설사들이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발생했다.
관련 업계들은 제조원가 상승·경기침체로 모두 양보가 어렵다는 입장을 보이며 팽팽히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레미콘공업협동조합연합회는 22일 조업 중단을 결정한 직접적인 원인은 올해 초 15% 인상된 시멘트 값 때문이라고 밝혔다.
레미콘업계는 건설경기 침체로 가동률이 25~30%대에 머무는 상황에서 레미콘 원가의 40% 정도를 차지하는 시멘트 가격이 최근 7개월 동안 45% 이상 올라 생산을 중단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레미콘업계 관계자는 “시멘트 값뿐 아니라 골재·운반비도 10% 이상 올라 중소 레미콘사들은 고사 직전에 있다”며 “물건을 팔수록 손해를 보는 구조”라고 주장했다.
시멘트업계도 가격 인상을 철회하기 어려운 처지다. 시멘트업체들은 제조원가의 35%를 차지하는 유연탄 국제시세가 2009년 t당 85달러 수준에서 2010년 말 140달러대로 올라 더이상 적자를 버틸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근 시멘트 가격을 t당 6만7천500원으로 올린 것 역시 2010년에 5만원대까지 급락한 가격을 원래대로 회복한 것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시멘트업계 관계자는 “시멘트가 t당 1만 원 정도 오르더라도 건설업계가 99㎡(30평형)대 아파트 한 채를 짓는 데 드는 부담은 최대 30만원이 안 된다”며 건설업계가 레미콘 가격을 올려줄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건설업계도 가격 인상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공공토목 발주 물량이 갈수록 줄어들고 주택경기도 부진한 상황에서 시멘트·레미콘 등 원가 부담마저 더해지면 더이상 버티기 어렵다고 난색을 보이고 있다.
건설협회 경기도회 관계자는 “공사 발주 물량도 줄어들고 건설경기가 살아나지 않는 상황에서 건설 원가에 직접적인 원인이 되는 레미콘 가격을 대폭 올리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시멘트, 레미콘업계가 지나치게 가격을 올리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선호기자 lshgo@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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