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교 20주년 기념행사 마련
ㆍ한국과 중국은 수천년 동안 동북아시아 역사를 공유해 오면서 경제적 동맹국으로 지내왔다. 특히 2012년은 한국과 중국이 수교를 맺은 지 20주년이 되는 해다. 수교 이후 양국 경제 관계는 급속히 성장하면서 중국은 한국의 가장 큰 수출 시장이다.
지난 2010년 한국은 6백억 달러가 넘는 흑자를 기록하는 등 상당량의 무역거래를 통해 양국의 교역량이 2천억 달러를 초과했다. 또 수천개의 한국 기업이 중국 시장에 진출하면서 우리 기업이 중국 산업 경제 분야에 없어서는 안 될 핵심 부분으로 자리잡았다.
한중 수교 20주년을 맞아 지난 21일 서울 하얏트호텔 그랜드볼룸홀에서 국내ㆍ외 경제 인사들이 한 자리에 모여 세계 경제가 양국에 끼치는 영향과 한국과 중국의 경제 전망에 대해 토론을 펼쳤다.
■미래 성장을 위한 한중 경제 협력은 이렇게
한국과 중국은 2010년 기준 무역규모가 2천억 달러를 초과하는 국가로 지난 2009년 세계 경제 위기를 성공적으로 극복하고 현재 자유무역협정 추진을 위한 첫 번째 절차를 진행 중이다. 무역과 산업의 관계를 확대시켜 양국 경제의 동반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서다.
권태신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 부위원장은 한중 경제 향후 10년을 전망하는 자리에서 “경제 중심지가 과거 북미, 서유럽지역에서 동아시아로 이동하고 있다”며 “한국에는 ‘사촌보다 이웃다 낫다’라는 말이 있다. 한국과 경제강대국으로 성장하는 중국이 긴밀히 협력해 G21등 국제 논의에서 큰 역할을 해야 한다”고 양국 경제협력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권 부위원장은 “최근 중국 정부가 한국 등 외국 드라마 방영 등의 시간을 한정시켜 유감스럽다”며 “인적ㆍ문화교류와 젊은 세대간의 교류를 도모해 양국 간의 그릇된 오해를 제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 부위원장은 또 “중국이 고성장을 유지해 세계 경제 회복을 이끌어야 한다”면서 “이런 맥락에서 최근 중국 정부의 금융 완화 정책을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주오샤오레이 인허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지금까지 한국과 중국 양국은 교역 확대를 통해 공동 발전을 이룩했다”면서 “앞으로는 서비스업, 특히 금융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국제통화기금(IMF)과 주요 20개국(G20) 등 국제사회에서 양구의 목소리가 더 반영돼야 한다. 이를 위해 중국이 아시아 이웃들에게 신뢰를 심어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금융 파트너쉽으로 경제 성장 도모
현재 중국에는 약 130갸의 외국계 은행이 영업을 하고 있지만 이들의 활동은 중국 내 외국 기업의 무역거래지원으로 제한돼 있어 외국 은행이 차지하는 전체 시장 점유율이 매우 낮은 수준이다.
이에 따라 한국과 중국의 금융을 협력하기 위해 중국 정부가 한국 은행들에 대한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어윤대 KB금융그룹 회장은 “한중간 상호의존도가 서로 깊어지고 있지만 양국간 금융산업 연계 발전이 아직 미흡하다”며 “금융 분야에서는 한국 대형 은행들조차 중국에 지점 몇 개만을 운영할 뿐”이라고 밝혔다.
어 회장은 “공상은행이 전국 2만5천여개 지점을 운영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한국 은행들이 중국에 진출하면 1년간 지점 한 두개 정보 밖에 열 수 없는 것이 현실인데 경쟁을 할 수 있게냐”며 외국계 은행 규제 완화를 요구했다.
이에 대해 펑펑 중국 은행감독위원회 부국장은 “원자바오 총리가 밝힌 바 있듯 중국은 금융 분야 개방을 확대할 계획이고 외국 우량 은행들의 진출을 환영한다”며 “1990년대 아시아 외환위기를 교훈으로 삼아 은행 건정성을 중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중FTA 협상 진행이 양국 금융산업 연계 발전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어 회장은 “한중FTA 협상에 대한 협력 여지가 많아 양국의 금융산업 협력에 서로 도움이 될 것”이라며 “중국이 매력적 투자요건을 가진 한국 금융시장에 대해 이해하면서 자국의 금융산업 발전에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20년전 한국과 중국이 수교를 맺었다면 이제는 양국 금융업계가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해 효과적인 경제 동맹을 구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펑 부국장도 “한중 수교 20주년을 맞은 현재 양구 모두 경제 성장 전환점에 서있다”면서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지리적, 문화적 등 여건을 갖춘 만큼 금융산업의 협력을 통해 중국이 향후 20년 내 세계 경제대국이 되길 기대한다”며 금융 파트너쉽 구축을 주문했다.
■위안화 국제화 시대 열리나
2008년 세계 금융 위기와 미국 경제 하락 이후 국제 무역에서 미국 통화 역할에 대한 질문이 제기됐다. 현재 달러가 국제 무역의 기준통화로 남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지만 유로 역시 EU 채무 위기의 수렁에 빠지면서 대체 가능 통화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짜오칭밍 건설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장기적으로 자본시장 개방이 필요하지만 위안화 국제화와 변동환율제도는 필연적인 관계가 없다”며 “현재 중국 위안화 결제는 전체 교역액에서 8%를 차지하는데, 이 비율이 20%를 넘어서면 위안화 국제화가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짜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현재 한중 무역에서 인민폐 결제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으나 다만 기술적 문제만 존재할 뿐”이라며 “한국 측에서 수수료가 비싸다는 지적이 있는데 이것은 결제 지불 시스템이 완전히 구축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은 중국에게 큰 시장이기 때문에 수용도와 신뢰도를 바탕으로 인민폐를 사용한 무역을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의 위안화 국제화가 달러 환율 변동에 따른 리스크 회피 목적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주오샤오레이 인허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국제 금융시장에서 매일 거래되는 외환이 4조달러에 달해 교역액보다 몇 배로 많다”며 “이는 환율 결정이 투기적으로 이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주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이어 “위안화 국제화는 국제 통화 시스템 왜곡에 대응해 리스크를 낮추려는 시도”라며 “자국의 통화정책이 전세계에 끼치는 부정정 영향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위안화 국제화 추진에 앞서 무역지불수단으로서 수급, 규모 등의 관계를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혔다.
한편 ‘한ㆍ중 경제리더포럼’은 한ㆍ중 수교 20주년을 기념해 중국국제경제회(International Economic Club of China)가 주최하고 매일경제신문사가 후원해 마련된 행사다.
장혜준기자 wshj222@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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