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기계공고 박찬웅군, 장애 딛고 ‘빛나는 졸업’ 동시에 취업 성공 곽순준군 “간판보단 꿈” 유망 로봇제조기업 스카우트 ‘새로운 도약’
“찬웅이가 이렇게 어엿하게 자라서 당당한 사회의 일원이 된 모습을 보니 정말 뿌듯하고 감사한 마음뿐이에요.”
정신지체 3급이라는 장애를 안고 있지만, 여느 친구들과 다름 없이 밝은 웃음으로 고등학교 졸업장을 받아든 박찬웅군(19·인천기계공고)을 바라보는 어머니 김순이씨(45)의 눈에는 자랑스러움이 가득하다.
요즘은 좋은 대학교를 나와도 일자리를 찾기 어렵다고 아우성이지만 찬웅군은 고등학교를 졸업하기도 전에 장애인이라는 굴레에 지지 않고 취업에 성공했다.
비록 규모는 크지 않은 중소기업에서 자동차 부품을 조립하는 단순한 일을 하고 있지만 찬웅군은 이제 막 시작했을 뿐이라며 각오가 대단하다. 사실 주변 사람들은 찬웅군이 제 몫을 온전히 해낼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하지 않았다. 초등학교 때는 언어치료를 받아야 할 정도로 의사소통조차 쉽지 않은 상황이었고 어머니에게만 의존하는 일이 많았다.
하지만, 조금씩 교사와 친구들의 도움을 받으면서 홀로서기를 배웠고, 지금은 수줍음이 많기는 해도 누구보다 밝고 건강한 청년이 됐다. 현장실습을 하면서도 한번 맡은 일은 끝까지 해내는 책임감이 좋은 점수를 받아 어려운 취업의 길을 틀 수 있었다.
스스로 번 첫 월급으로 부모님 내의는 물론이고 1~3학년 담임교사, 도움반 교사, 할머니·할아버지, 가족들까지 고마운 사람을 하나하나 챙기는 살뜰함도 갖췄다.
찬웅군은 “하고 싶은 게 정말 많아요. 운전면허도 따서 차를 사고 싶고, 좋은 곳으로 여행도 다니고 싶어요”라며 꿈 많은 청년의 면모를 보여줬다.
찬웅군과 마찬가지로 고교 졸업장만으로 과감히 로봇산업계에 도전장을 내민 곽순준군(19·인천기계공고)도 밝은 미래를 걷는 당찬 젊은이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로봇에 관심과 열의를 쏟으면서 동아리 활동을 해왔고 각종 로봇대회에서 상을 휩쓸 정도로 실력을 쌓아온 순준군은 비록 대학교 진학에는 실패했지만, 공고 출신으로서는 드물게 유망 로봇제조기업에 스카우트됐다.
지금은 로봇산업계 초보일꾼이자 회사 산하 과학학원에서 로봇영재를 키우는 교사로 두 사람 몫을 해내고 있다.
순준군은 대학에 떨어졌을 때만 해도 ‘로봇에 대한 꿈을 접어야 하는 건 아닐까’ 고민이 많았지만 포기하지 않고 용기를 내 로봇계 문을 두드린 덕에 새로운 꿈을 꿀 수 있게 됐다.
순준군은 “우리나라 로봇산업을 이끌 로봇영재를 키우는 교사가 되고 싶기도 하고…, 영화에 나오는 근사한 로봇을 만들고 싶기도 하고… 꿈이 많이 생겼어요”라면서 “한번 실패했다고 끝이 아니라 새로운 출발이 기다리고 있다는 걸 깨닫게 돼서 정말 좋아요. 제 꿈은 이제 시작이니까요”라며 가슴 벅찬 희망을 전했다.
김미경기자 kmk@kyeonggi.com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