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분당선 연장 복선전철의 환기구 설치 문제를 놓고 시공사와 지역주민들이 갈등을 빚고 있다.
19일 대우건설과 지역주민 등에 따르면 대우건설 등 10개사가 참여하고 있는 ㈜경기철도는 성남시 정자동과 수원 광교신도시를 연결하는 신분당선 연장 복선전철 시공을 위해 용인시 수지구 풍덕천동 정평공원 일대에 본선 환기구를 설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경기철도㈜는 최초 환기구 위치로 용인시 수지구 풍덕천동 무진이공원을 선정해 지난해 2월 착공했으나, 인근 A아파트 주민들의 반대로 사실상 공사를 진행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에 지난해 12월 용인시가 정평공원 일대에 환기구를 설치하라는 중재안을 제시하면서 현재의 정평공원으로 옮겨졌으나, 또 다시 인근 B아파트 주민들이 반발하고 나서 공사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갈 처지다.
B아파트 주민 김모씨(49·여)는 “무진이공원이 환기구 적정위치라고 해놓고 지금 와서 갑자기 위치를 바꾼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수십억원을 들여 조성한 자연공원을 훼손하는 것 역시 주민 편의를 무시한 행정”이라고 반발했다.
하지만 무진이공원 환기구 설치를 반대하는 주민들의 입장도 완강하다.
A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을 맡고 있는 장모씨(62)는 “무진이공원은 고층아파트 사이에 위치하고 있어 공명에 따른 공사소음을 견딜 수 없는데다, 지하 5m에는 아파트 주민을 위한 급수탱크가 있는 등 도저히 환기구 위치로 적합하지 않은 지역”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대우건설 관계자는 “무진이공원 쪽이 환기구의 위치로 가장 적합하긴 하지만 용인시가 정평공원으로 중재안을 제시해 장소를 옮긴 것”이라며 “2016년까지 공사를 마치려면 당장 환기구를 설치해야 하는데 답답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용인=강한수·박성훈기자 pshoon@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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