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보일러가 편하긴 하지만 치솟는 기름값 감당못해…
정부 홀몸노인 무료 지원 연탄보일러로 교체 늘고 국내 소비량도 계속 증가
“농사 지으면 남는 것도 없는데 기름보일러는 사치입니다. 노인네들 연탄은 그나마 정부에서 지원해주니까 연탄보일러로 바꿨습니다”
동장군이 주춤했던 11일 오후 화성시 우정읍 한 농가에서 K씨(68ㆍ여)가 창고에 있는 연탄들을 보일러 옆으로 옮기면서 한 말이다.
지난 2010년 폭우로 배추와 고추 농사를 망치면서 기름값이 부담돼 K씨는 연탄보일러로 교체했다.
시에서 독거노인이나 어려운 가정에 실내 등유 비용은 지원해주지 않지만 연탄은 매년 200장씩 준다는 말을 마을 이장한테 들었기 때문이다. 혼자 사는 강씨는 연탄보일러를 설치하느라 25만원 정도가 들었어도 무료로 연탄을 지원받아 2년째 기름값을 절약할 수 있었다.
인근에서 소를 키우는 또다른K씨(45)도 지난해 10월 연탄보일러를 들여놨다.
기름값은 치솟고 소값은 뚝뚝 떨어지자 난방비라도 아끼기 위해 내린 결정이다.
버튼 하나로 하루 종일 방이 따뜻한 기름보일러와 달리 하루 3번 연탄을 갈고 보일러 순환통을 확인해 물을 넣어야하는 불편함이 있지만 K씨는 연료비 3분의 1을 절감할 수 있어 만족하고 있다.
K씨는 “기름값이 지금처럼 비싸면 등유 5드럼에 100여만원이 훌쩍 넘어갈텐데 연탄은 30만원어치만 사도 충분하다”며 “기름값이 오르니까 연탄보일러가 효자”라고 말했다.
이처럼 유가 상승 영향으로 연탄 사용을 선호하는 서민들이 늘어나면서 지난 2003년 연간 120만t까지 떨어졌던 연탄소비량은 지난해 182만1천t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석탄공사 관계자는 “전기, 가스, 기름 등 에너지 가격이 오르면서 연탄 사용량이 늘어나고 있다”며 “국내 연탄 생산량은 줄어드는데 소비량이 급증해 비축탄, 수입탄으로 대체하고 있으며 당분간 연탄 소비 증가 추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장혜준기자 wshj222@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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