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금 줄이고 수업도 줄이고 ‘대학의 꼼수’

한양대, 등록금 2% 내리고 수업일수·장학금 축소… 학생들 원상복구 서명 돌입

한양대학교가 최근 등록금을 소폭 인하하는 과정에서 수년간 일정하게 유지해온 학기별 수업 일수를 축소하기로 하면서 ‘꼼수 등록금’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재학생들은 원상복구 서명운동까지 벌이고 있는데다 학교측이 당초 약속했던 장학금을 축소키로 하면서 학생들이 반발하는 등 갈등까지 빚고 있다.

 

9일 한양대학교 안산캠퍼스 등에 따르면 이 학교는 올해 등록금을 지난해보다 2% 낮추고, 40억원의 장학금을 확보하기로 결정하면서 등록금 인하에 따른 학교운영비 부담을 우려해 수업일수를 축소하는 방안을 자체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학교는 지난 2005년 고등교육법이 개정된 이후 학기별 수입일수를 16주로 유지해왔다.

 

하지만 한양대는 올 1학기부터 학기 수입일수를 15주로 축소·운영하기 위해 정규학기와 계절학기 조정방안을 검토하면서 비난이 일고 있다.

 

한국대학생연합은 9일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후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학들이 등록금 인하를 핑계로 수업 일수를 줄이고 전임교수들의 수업시간을 연장하거나 시간강사를 해고하는 것은 학생들에게 고통을 떠넘기는 꼼수”라고 비판했다.

 

한대련은 “정부는 대학들의 등록금 꼼수 인하를 제지하고 반값 등록금을 실현하라”고 촉구했다.

 

또 이 학교 학생들은 인터넷 등을 통해 반대 운동을 확산해나가고 있다.

 

다음 아고라 게시판 이슈청원방에는 지난 7일 이 학교 학생이 게시한 ‘한양대학교 수업시수 축소 원상화 요구 온라인 서명’글에 학생들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었으며, 9일 오후 6시 기준 400여명(80%)이 서명을 마쳤다.

 

A학생은 “등록금은 2%로 쥐꼬리만큼 내려놓고 수업은 15주로 줄이고, 축제나 시험기간 등 빼면 실제 수업듣는 기간은 10주 정도밖에 되지 않을 것”이라며 “학기중에 들을 수 있는 총 학점이 줄어들게 되면 결국 학생들이 계절학기로 갈 수 밖에 없는 상황까지도 벌어질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에 학교 측 관계자는 “그동안 계절학기가 촉박하게 운영되던 문제를 바로잡기 위해 정규학기 수업일수를 줄이기로 검토 중”이라며 “학칙에도 학기별 15주 이상이라고 명시돼 있어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한편, 한양대 안산캠퍼스 컴퓨터공학과는 올해 소프트웨어 학과를 신설했다며 신입생 30명 전원에게 4년 장학금을 준다고 홍보했다가 20명에게만 지급하기로 하면서 비난이 거세지고 있다.

 

오영탁기자 yto@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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